닷새에 한 번씩 안전사고 졸속행정 최악의 행정실패 사례
이태원 참사 같은 사고 방지하려면 시급히 대책 마련해야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 승객 과밀 현상이 이어진 18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고촌역 하행선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만원 전동차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 승객 과밀 현상이 이어진 18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고촌역 하행선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만원 전동차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옥철'로 악명이 높은 김포 골드라인에서 잇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도로를 넓히고 여기에 수상버스까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포 골드라인에서는 닷새에 한 번꼴로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응급처치를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도 한 여성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가 긴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포 골드라인의 혼잡은 예견된 것이었다. 인구 50만이 넘는 김포시의 인구를 감안할 때 고작 두 량의 전동차만으로 출퇴근 시민을 감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골드라인의 출퇴근 시간대 탑승인원은 평균 370명으로 정원(172명)의 2배가 넘고 있다.

골드라인이 2량짜리 미니 열차로 탄생한 것은 자치단체 아니 자치단체장의 욕심 때문이다. 지하철 9호선 연장이 논의됐지만 예산 문제로 무산됐고, 경전철 추진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쳐야 국비지원이 가능했다.

결국 자신의 임기내에 뭔가 성과를 내고 싶었던 단체장들은 국비지원 없이 전철을 건설하겠다고 나섰다가 결국 예산 부족으로 2량짜리 미니 열차를 도입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 김포골드라인에서 승객들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하며 핼러윈 악몽이 재연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김포골드라인에서 승객들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하며 핼러윈 악몽이 재연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예산부족으로 승강장을 2량짜리 규모로 설계하는 바람에 차량을 추가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졸속행정이 따로 없다. 김포시민들은 국가의 지원도 없이 자신들이 낸 교통분담금과 세금으로 매일 '지옥'을 오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긴급하게 내놓은 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세버스를 늘린다고 하지만,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도로여건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전철에 비해 출근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리는 버스에 대한 만족도가 얼마나 높아질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도로 확장 문제는 내년에 검토하기로 했고, 지하철 연장은 언제 이뤄질지도 알 수 없다.

수상버스는 어떤가. 한강을 교통로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준비단계에서 무산되거나 이용객의 외면으로 결국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면밀한 검토 없이 서둘러 무마용 대책부터 내놓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매일 최악의 혼잡도를 보이는 김포 골드라인에서 이태원 참사와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더구나 승무원도 없이 무인으로 운영되는 골드라인에서 만일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땅한 대책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포 골드라인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용인과 의정부시의 경전철 사업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최악의 행정 실패 사례로 남을만하다. 하지만 책임을 논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다.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불편을 감수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를 따지지 말고 대체교통수단 확보, 도로 확충 같은 시급한 문제부터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하루가 시급하다.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오늘도 '지옥철'은 시민들을 실어 나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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