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내정자 '과격발언 논란' 위원장 사의
당 안팎 위기 고조 혁신과 결단 필요한 시점
거대 야당 민주당이 휘청이고 있다.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만든 혁신위원회의 수장이 내정된 지 불과 9시간 만에 사퇴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임명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 원내사령탑인 원내총무조차 혁신위원장 내정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선임과정이 불투명했다.
더구나 이래경 이사장의 과격한 과거 발언은 제대로 검증조차 되지 않았다. 이 이사장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자폭설'을 제기하는가 하면, 지난 대선이 조작됐다는 발언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 당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자폭'했다는 주장은 믿을 수도, 가능성도 없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너무 지나친 의혹제기가 분명하다.
대선 조작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여당은 물론 여론의 비판도 거세졌고, 결국 이 이사장은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이 유감스럽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이 이사장의 사의를 바로 수용했다.
이런 문제들이 검증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은 당내 인사검증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위원장의 과거 SNS만 꼼꼼하게 검토했다면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내대표가 인선 사실을 통보받았을 정도로 인선과정이 불투명했으니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혁신위원회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다. 혁신위원회에서 제안하는 내용을 지도부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혁신위원회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혁신위원장의 임명은 이재명 대표가 관여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당 대표 역시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과거 이 대표를 지지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을 위한 혁신위원회인지 '자리보전'을 위한 위원회인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민주당은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 여러 가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당 내부의 문제까지 불거진다면, 민주당은 위기를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 놓일 것이 분명하다.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과감한 결단도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국민의힘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독주에 대한 견제 심리가 더 강하다는 반증이다. 원내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갖고도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야당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진정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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