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 잇단 극우적 발언으로 구설수
전광훈 목사 지지세력 당내 지분 확보하며 영향력 강화
극우세력의 정치세력화 여당에 도움될지 판단해야 할 시점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취임과 함께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내세웠다. 당 내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하지만 당 대표 취임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의힘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새로 최고위원에 합류한 김재원 전 의원은 "5·18 정신의 헌법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의 우파 통일" 발언에 이어 "4·3기념일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는 극우적인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한 달간 공개활동을 자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당 차원의 징계나 제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태영호 최고위원 역시 "4·3사건은 김일성의 지시"라는 발언으로 제주도민을 비롯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사과나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논란은 당외로 번지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우파세력을 통일한 영웅"으로 지칭한 전광훈 목사는 자신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탄핵하라"고 하는가 하면, "공천을 주지말라"는 선을 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장외에서 투쟁한 전력을 내세우며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처럼 공언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자신이 개입해 일정 '지분'을 확보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단순히 '주장'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당대회가 끝난 지 불과 나흘 만에 전광훈 목사를 찾아가 우파의 영웅으로 치켜 세우는 것은 전 목사 세력이 김 최고위원의 당선에 일정한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극우 개신교 세력의 독자적인 세력화를 도모했던 전광훈 목사는 총선에서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치적 세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세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최고위원을 당선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고 당원만으로 전당대회를 치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충성도가 높은 극우 단체 회원들에게 정당 가입을 부추기고 당원으로서 '표'를 행사하게 만들어 영향력 확보에 나선 전략이 여당의 갈등구조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는 당을 장악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사'와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한 윤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전 대표를 축출하고, 당내 반대 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던 비민주적 전략이 결국 극우세력이 국민의힘 내부에 자리 잡게 만든 토양을 제공한 셈이다.
당 내 세력이 부족하고 이른바 '윤심'에 의지해 대표가 된 김기현 대표로서는 적지 않은 세력으로 자리 잡은 극우성향의 표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최고 위원이 극우적 성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지속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검증도 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유포하고 극단적인 주장을 서슴지 않는 극우세력의 의견이 여당의 정책에 반영되고 국정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그로 인해 초래될 혼란과 피해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런 극우세력이 당내에 자리 잡도록 한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집권여당으로서 건전한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떻게 체질 개선을 해야 할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도 심각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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