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프타임즈가 2024년 특별기획으로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현황과 안전최고 책임자를 살펴보는 CSO 코너를 마련합니다. ⓒ 세이프타임즈
▲ 세이프타임즈가 2024년 특별기획으로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현황과 안전최고 책임자를 살펴보는 CSO 코너를 마련합니다. ⓒ 세이프타임즈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한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내용이다.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이나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돼 지난 27일부터 5인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법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은 사고 예방에 전권을 부여한 최고안전책임자(CSO·Chief Safety Officer)를 선임해 산업재해 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CSO는 기업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조직·인력·예산 운용을 맡아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세이프타임즈가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안전사고 실태를 점검하고 CSO, 안전관리자를 탐구하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편집자]

▲ 현대중공업의 노진율 안전환경본부장. ⓒ 세이프타임즈
▲ 현대중공업의 노진율 안전환경본부장. ⓒ 세이프타임즈

■ HD현대중공업 노진율 사장

HD현대중공업의 최고안전책임자는 노진율 사장이다.

노 사장은 1964년생으로 경북대를 졸업하고 총무, 인사, 노사 업무를 모두 거쳐 2016년 3월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은 안전부문 인력을 증원하고 현장 유해요인 확인 후 개선을 위해 신규 위험성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위험 공정 종사자 대상 체험·실습형 안전교육 강화 등 안전 담당 조직도 강화해 안전 인프라 구축과 관련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 2018년

◇ 2018년 1월 24일 오후 2시 30분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가공소조립부 4베이에서 현대중공업 자회사 모스 의 하도급업체 노동자가 크레인 위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후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추정됐다. 노조는 숨진 노동자가 평소 지병이 없었고, 3개월 동안 주·야간 맞교대 등으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55시간 이상이었던 것으로 볼 때 과로와 추위에 의한 심장 이상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 1월 23일 오후 3시 20분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제2도크 동편 블록연결작업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전신 75%에 화상을 입었다.

사고 목격자는 "노동자의 무릎까지 불이 붙은 상태였다"며 "용접용 장갑으로 불을 끄려고 했지만 불이 꺼지지 않았고 유독가스 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워 다른 노동자가 소화기를 가지고 온 후 불이 꺼졌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가스절단기 끝부문에서 산소가 누출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당시 노조 관계자는 "작업장 안에 환기시설이 없었고 화기감시자나 소화기도 없어 불을 끄는 데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가 있었던 부서는 3분의 1이 넘는 조합원이 휴업과 휴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며 "일손이 모자라 남은 노동자가 잔업과 특근으로 업무를 대체한 것도 사고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노동자는 25일 새벽 2시 끝내 숨졌다.

■ 2019년

◇ 2019년 9월 20일 오전 11시 15분쯤 현대중공업 하도급업체 노동자 한 명이 LPG 저장탱크 안에서 숨졌다.

나이지리아 당고테로부터 수주한 LPG 저장탱크 제작장에서 기압헤드 제거를 위해 임시 경판 절단작업을 하고 있었던 노동자는 탱크에서 이탈된 기압헤드에 끼어 사망했다.

■ 2020년

◇ 2020년 2월 22일 오후 2시쯤 현대중공업 2야드 동편 PE장, 풍력발전소 부근 LNG선 탱크 내 작업용 발판 구조물에서 노동자 한 명이 15m아래로 추락했다.

사망한 노동자는 합판 조립·조정 작업을 하다가 고정되지 않은 합판을 밟으면서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노조는 안전그물망과 안전대 등 추락방지 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추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 4월 16일 오후 6시 10분쯤 특수선 961호선 선수에서 어뢰발사관 덮개 유격조정을 하던 노동자 한 명이 덮개와 선체 유압문 사이에 머리와 경추가 끼이는 사고를 당해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 4월 21일과 오전 4시 8분쯤 조선사업부 선행도장부에서 야간 작업을 하던 노동자 한 명이 도장공장의 대형 출입문 사이에 끼여 두개골이 파열돼 숨졌다.

각종 선박 블록이 오가는 대형 출입문은 사람이 손으로 스위치를 눌렀을 때만 작동한다. 출입문 사고가 잦아 수동으로 버튼을 눌러야 작동하도록 시스템이 개선됐지만 사고는 반복됐다.

해당 노동자는 버튼을 누른 뒤 빅도어가 제대로 열리지 않자 직접 문 사이를 살펴보다 갑자기 문이 움직이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 5월 21일 오전 11시 20분쯤 14안벽 LNG 운반선에서 파이프 용접작업을 하던 노동자 한 명이 파이프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노동자는 끝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용접에 쓰이던 아르곤 가스에 의한 산소 결핍인 것으로 추정됐다.

■ 2021년

◇ 2021년 2월 5일 조선사업본부 대조립1공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철판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노동자는 선박 구조물 지지용 받침대 위에 놓인 철판 위치를 조정하던 작업을 하다가 철판이 흘러내리면서 사고를 당했다.

◇ 5월 8일 8시 40분쯤 현대중공업 9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던 원유운반선 탱크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하도급업체 노동자 한 명이 11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 7월 13일 5시 30분쯤 조선소 내 도장공장 지붕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한 명이 25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도장1공장 지붕에서 철제 스레이트 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노동자는 지붕에 설치된 안전걸이 로프에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지만 추락 당시 로프가 날카로운 철제 슬레이트 모서리에 잘려나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9월 30일 오후 2시 50분쯤 현대중공업 하도급업체 노동자 한 명이 울산조선소 안 8-9도크 사이 도로에서 이동하던 굴착기에 치였다.

휴식시간에 배를 건조하는 도크에서 나오다가 선박 닻줄을 고정하는 작업을 하던 굴착기에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기기 운행을 돕는 신호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국회 청문회

2021년 2월 22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참석해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청문회에 참석한 포스코, 쿠팡 풀필먼트, 현대건설 등 9개 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유일하게 6년 연속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명 △2017년 2명 △2018년 3명 △2019년 3명이 현대중공업에서 산재로 숨졌다.

■ 2022년

◇ 2022년 1월 24일 오후 5시 15분쯤 조선해양사업부 2야드 가공소조립 공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크레인을 이용해 철판을 이송하다가 철판과 설비 기둥 사이에 흉부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 4월 2일 오전 7시 50분쯤 울산 조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하도급업체 노동자 한 명이 사망했다.

해당 노동자는 조선소 패널2공장 3라인에서 철판을 자르고 가용접하는 작업을 하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발생해 안면부에 충격을 받고 의식을 잃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노동자는 결국 숨졌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폭발 원인으로 의심됐던 산소-에틸렌 관련 설비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잇따른 사고에도 문제가 시정되지 않아 폭발사고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 2024년

◇ 2024년 2월 12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노동자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9000톤 규모의 해양구조물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일부를 이동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설비 구조물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노동자들을 덮쳐 중량물 이동 전문업체 노동자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부상을 당했다.

부상을 당한 노동자는 갈비뼈와 비장 등이 손상돼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중대재해 제로' 무산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중대재해 없는 1000일'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27일까지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지난 2월 발생한 사고로 무산됐다. 해당 사고는 2022년 4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발생한 중대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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