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한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내용이다.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이나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돼 지난 27일부터 5인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법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은 사고 예방에 전권을 부여한 최고안전책임자(CSO·Chief Safety Officer)를 선임해 산업재해 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CSO는 기업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조직·인력·예산 운용을 맡아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세이프타임즈가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안전사고 실태를 점검하고 CSO, 안전관리자를 탐구하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편집자]

▲ 한국철도공사의 홍승표 안전기술총괄본부장. ⓒ 세이프타임즈
▲ 한국철도공사의 홍승표 안전기술총괄본부장. ⓒ 세이프타임즈

■ 홍승표 안전기술총괄본부장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책임자는 홍승표 안전기술총괄본부장이다.

안전총괄본부는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전사 철도안전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1월 전반적인 철도안전 강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수립한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추진 중이다. 철도현장에서 기본수칙 준수 조기 정착, 안전을 최우선하는 조직관리 시스템으로 탈바꿈, 첨단 유지보수체계 구축, 안전조직 독립성 강화 등이 주 골자다.

지난해엔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합동으로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국민과 직원의 안전확보 및 철도안전의 지속적인 담보를 위해 5개년의 중장기 종합계획 및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철도안전관련 법령·정부정책 및 현 수준의 안전체계를 분석하고 해외 선진철도의 철도안전 정책방향 등을 다양하게 참고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연차별 이행을 수립할 계획이다.

공사의 분야별 업무특성을 고려해 중대산업재해 예방에 실효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국철도형 위험성평가 모델도 개발한다. 모든 공정을 표준화하고 위험을 구체화하는데 중점을 둔 연구로 알려졌다.

■ 2022년

◇ 2022년 1월5일 승객 303명을 태우고 서울역에서 출발한 부산행 KTX 산천 열차의 바퀴가 파손돼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열차는 285㎞/h의 속도로 운행하다가 서울역 기점 193㎞ 지점에서 궤도를 이탈하고 5㎞ 정도 주행하다 멈췄다. 이 사고로 승객 7명이 부상을 입고 차량과 레일, 침목과 전차선 설비 등이 파손됐다. 이후 215개 열차가 운행이 중지되거나 지연됐다.

사고의 주 원인은 열차 바퀴가 피로파괴로 파손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피로파괴는 장기간 반복적으로 하중이 작용해 파괴되는 현상이다. 열차 바퀴는 사용 한도가 다 되기도 전에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 3월 14일 밤 10시 50분쯤 대전대덕구 읍내동 한국철도공사 대전차량사업소 조차장의 열차검수고에서 직원 1명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코레일에선 4명이 한 조로 구성돼 운행을 마치고 들어온 열차 2편성을 점검했고 해당 직원은 서울-대전 운행을 마치고 들어온 1319호 무궁화호 열차를 검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해당 직원은 양팔과 가슴뼈가 부서지고 작업복이 찢긴 상태였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직원은 끝내 숨졌다. 사망원인은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에 끼인 것으로 추정됐다.

◇ 7월 1일 오후 3시 25분쯤 수서고속철도(SRT) 338호차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궤도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승객 등 6명이 다쳐 전치 2~4주의 부상을 입었고 열차 211대 운행이 지연됐다.

역무 관제 운전팀장 등은 선행 열차 기관사로부터 선로 이상을 전달받았지만 사고를 당한 열차 기관사에 통보하지 않았고 관제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전에도 18회 시행한 궤도 검측 결과에서 보수 필요성이 14회나 지적됐지만 코레일은 적절한 보수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 사고로 56억원 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사고와 관련해 전 코레일 대전시설사업소 소장과 관제실 시설 사령 등 코레일 관계자 5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 7월 13일 4시 24분쯤 서울 중랑역에서 선로 점검을 하던 노동자 한 명이 달리는 ITX청춘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노동자는 동료 2명과 청량리역 배수로가 침수될 수 있으니 점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코레일은 노동자가 임의로 이동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코레일 노동조합은 안전관리자가 대휴로 자리를 비우면서 발생한 사고로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 9월 30일 10시 15분쯤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에서 운행 중인 열차에 한 노동자가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노동자는 스크린도어 통신장비 부품 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고 역으로 진입하던 지하철과 부딪혔다. 머리 등에 심한 손상을 입어 의식을 잃었던 노동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 11월 5일 오후 8시 20분쯤 경부일반선 오봉역에서 화차연결분리작업을 하고 있던 직원 한 명이 화물열차 후부와 충돌해 사망했다. 숨진 노동자는 시멘트 수송용 벌크화차의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국철도노조는 오봉역 사고 원인으로 인력부족을 지목하고 작업환경 개선 등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2인 1조 입환작업이 오봉역 사고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오봉역은 동선이 길어 수송원이 2인 1조로 작업을 할 때 뛰어다녀야 할 정도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오봉역은 선로 간격도 좁아 작업통로가 설치된 곳이 거의 없어서 입환작업 중 사망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며 "3인 1조로 입환작업을 했다면 선로 전환기 인근에 한 사람이 고정 배치돼 나머지 두 명의 안전이 보장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오봉역은 지난해 기준 연간 전체 화물수송량의 36.1%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넓고 복잡한데다 산재사고 또한 잦아 근무 기피지로 악명이 높다.

이후 사고 원인 조사 과정에서 화물열차 운전을 하던 수습 기관사를 감독·지도해야 할 선임 기관사가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던 사실이 CCTV를 통해 드러났다.

이 사고로 대전 한국철도공사 본사와 서울 수도권광역본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 11월 6일 오후 8시 52분쯤 경부선 영등포역 구내에서 무궁화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분기기의 텅레일이 부식피로로 선행열차 운행 중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텅레일은 철도 안전운행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선로구성품으로 철도 분기기 도입부에서 선로의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좌우로 움직여 열차를 다른 선로로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당시 275명이 탑승했던 사고열차는 분기기를 약 67㎞/h의 속도로 통과하던 중 기관차의 후부차량이 선로 왼쪽으로 이탈했다.

기관차와 후부차량이 분리돼 각기 다른 선로에서 멈췄다. 해당 사고로 승객 80명 부상을 입고, 12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178개 열차가 운행 지장을 겪었고 피해액은 22억원으로 추산됐다.

조사 결과 해당 구간 선로는 구조·환경적으로 피로에 취약했고 이에 대한 전반적인 선로 유지관리도 미흡했다.

6개월 전부터 텅레일의 표면결함이 여러 차례 발견됐지만 연마·교체 등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점, 불과 6일 전에 정밀점검을 실시했음에도 문제점 발견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 등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 2022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코레일은 '2022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 유일하게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내 22개 철도운영자와 철도시설관리자를 대상으로 3개월동안 진행한 평가에서 코레일은 철도사고와 사상자 증가의 영향으로 22개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았다.

■ 2023년

◇ 2023년 5월 10일 11시 32분쯤 경북 영천시 중앙선 북영천역 근처를 지나던 화물열차 1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포항과 태화강 등에서 동대구역을 오가는 대구선 무궁화호 열차 10여편이 운행이 중단돼 승객들이 열차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 7월 14일 밤 10시 58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매포터널 부근에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가 탈선했다.

사고는 호우로 터널 인근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흙이 선로를 덮쳐 발생했다.

당시 경부선 매포-신탄진간 무궁화호(32회)와 ITX 새마을호(22회) 전 구간 운행이 중지됐다.  수원을 경유하는 KTX 열차 운행은 12회 모두 중지됐고 서대전 경유 KTX 25회 가운데 21회가 중지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 9월 20일 오전 10시 10분쯤 경기 의왕역에서 정지하고 있던 경부일반선 화물용 차량 2칸이 내리막에서 미끄러지며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냉연 코일을 싣고있었고 내리막 구름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 9월 21일 오전 9시 50분쯤 경북 포항 괴동역에서 동해선 화물 차량 1칸이 선로전환기 문제로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 10월 18일 오전 7시 54분쯤 중앙선 제천조차장행 화물열차가 영천역 인근에서 운행 중 탈선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국토교통부는는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특별사법경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 구성된 철도재난상황반을 현장에 파견했다.

인명피해는 없었고 아화역-영천역 간을 운행 중이던 후속 무궁화열차 승객은 버스로 연계 수송 조치됐다.

◇ 12월 1일 오후 8시 23분쯤 서울역에서 부산역으로 향하던 KTX가 대전역 인근에서 고장으로 멈춰섰다.

코레일은 대전역까지 열차를 후진시킨 뒤 승객 820여명을 임시 열차로 옮겨 태웠다.

■ 열차 선로 침입 사망사고 국감

열차 선로 무단 침입 사망사고와 관련한 대책 촉구가 코레일 국정감사에 나왔다.

2023년 10월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국철도공사 국정감사에서 최인호 의원은 열차 선로 무단 침입 사상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코레일 제출 국감 자료를 보면 선로 무단 통행 적발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6년간 916건, 연평균 152건이 발생했다. 이 기간 사상자는 131명이었다.

당시 스크린도어 설치가 문제 해결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크린도어의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답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스크린도어가 미설치된 역이 37개"라며 "세부적인 사항은 철도공단과 상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2024년까지 전체 스크린도어 설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 2024년

2024년 4월15일 오전 7시 57분 수도권 전철 1호선 의왕역-당정역 사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한 남성이 선로에 무단으로 진입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구로방면 상행선 열차 운행이 한 때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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