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한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내용이다.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이나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무산돼 지난 27일부터 5인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법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기업은 사고 예방에 전권을 부여한 최고안전책임자(CSO·Chief Safety Officer)를 선임해 산업재해 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CSO는 기업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조직·인력·예산 운용을 맡아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세이프타임즈가 기업과 기관의 중대재해, 안전사고 실태를 점검하고 CSO, 안전관리자를 탐구하는 연중 기획을 시작한다. [편집자]

■ HDC현대산업개발 조태제 대표

현대산업개발의 CSO는 조태제 대표다.

조태제 대표는 1961년생으로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 주택개발관리학 석사, 동국대에서 건축시공·건설관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HDC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2010년 상무보를 거쳐 2022년 건설본부장을 맡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조 대표가 건설본부장의 경험을 발전시켜 안전·품질을 더욱 고도화하고 신공법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으로 기대했다.

■ 2016년

경기 평택에서 주한미군 기지 이전 공사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하도급업체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경기 수원에선 아파트 신축 공사 도중 현대산업개발 하도급업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 2017년

현대백화점 서울 천호점 증축 공사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하도급업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경남 거제시에선 양정·문동지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도 현대산업개발 하도급업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 2019년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주택 재건축 정비 공사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하도급업체 노동자가 단열재 더미에 깔려 숨졌다.

경기 파주에선 아파트 건설 공사 도중 낙하물 방지망 해체작업을 하던 현대산업개발 하도급업체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 2021년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철거 사고

6월 9일 오후 4시 20분쯤 광주 동구 학동 주택재개발구역 건설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의 학산빌딩이 무너졌다. 건물이 무너지며 인근 시내버스 정류장에 정차하고 있던 운림 54번 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승객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크게 다쳤다. 당시 사고 동영상엔 철거 작업 관계자들은 붕괴의 조짐을 미리 읽고 대피하는 장면이 찍혔다.

사고 조사 결과 현대산업개발 하도급 철거업체는 동구청에 제출한 건축물 해체계획서와 안전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 철거 과정에서 불법 재하도급 문제도 불거졌다.

서울시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현대산업개발에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회사는 과징금 처분으로 변경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결국 현대산업개발은 4억623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 20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하고 있던 화정 아이파크 2단지 201동의 23층부터 39층 대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사고 현장 동영상에는 건물 최상층부인 39층부터 23층까지 아파트 외벽이 도미노처럼 순차적으로 붕괴되는 모습이 찍혔다.

공중에서 잔해들이 쏟아져 공사 현장 울타리 너머까지 날아가 주차된 차량들에 파손 피해를 입혔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39층 바닥의 시공 방법과 지지 방식이 당초 설계와 달리 무단으로 변경돼 시공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했다.

1층에서 38층까지는 거푸집과 지지대를 설치한 뒤 콘크리트 타설하는 재래식 공법으로 진행됐지만 39층은 콘크리트 가벽으로 지지대를 세우고 철근 자재를 쓰는 무지보 공법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배관을 설치하는 PIT층 바닥이 전체 하중을 받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분석됐다.

36층부터 38층까지 타설된 콘크리트가 일정 강도를 얻기 전까지 하중을 버틸 수 있게 설치하는 구조물을 일찍 철거한 것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줄인 것도 문제가 됐다.

이 사고로 하도급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당시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화정 아이파크 8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겠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철거와 재시공 비용을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 2023년

지난해 10월 23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경북 경산 압량읍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의 하도급 업체 노동자로 달비계에서 아파트 외벽방수 작업을 하다가 30m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 2024년

지난 1일 오전 9시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경기 평택 장당동 고덕2차 아이파크 공사장 지하 2층에서 건설자재가 노동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상층부의 콘크리트 지탱용 H빔을 해체하던 50대 노동자 A씨와 30대 노동자 B씨가 위에서 떨어진 2.5ｍ 길이의 H빔에 맞아 크게 다쳤다.

복부를 크게 다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지난 2일 끝내 숨졌다. B씨는 어깨 등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