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서·갑질신고·윤리위 접수 한 달 불구 무대책 배경 '의혹'
대형병원 '언론사 겁박' 이 아닌 가해자·피해자 분리 시급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인 한양대 병원에서 간호사들에 대한 의사들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세이프타임즈의 취재에 따르면 한양대 병원에서는 의사 2명이 간호사 20여명을 대상으로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제기됐다.

이들 의사 2명은 다양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주장이다.

간호사들은 "A전임교수와 B임상의사로부터 갑질, 모함,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악의적 소문을 퍼트리고, 위협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고 있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공황장애'를 앓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갑질은 지난해 11월부터 몇 달간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는데 병원 노조가 병원 주차빌딩에 총파업을 예고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김주헌 기자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는데 병원 노조가 병원 주차빌딩에 총파업을 예고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김주헌 기자

간호사 20여명은 한양대 총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다. 이사장에게 투서까지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병원에는 연명으로 작성한 '갑질 행위 일지'까지 만들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질 행위 일지'를 작성할 정도라면 갑질이 거의 매일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고, 대상자가 20여명에 이른다면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갑질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간호사들의 피해가 심해지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대책을 호소했지만, 병원과 대학 측에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근 블라인드에 한양대병원 의사의 갑질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최근 블라인드에 한양대병원 의사의 갑질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 세이프타임즈

심지어 외압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 12일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양대 병원의 갑질 의혹과 관련한 글이 불과 이틀만에 삭제된 것이다.

더구나 한양대 병원에서 갑질 의혹이 제기된 시기가 '간호사법 제정'을 앞두고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의도된 갑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진상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의사들과 피해자들은 분리조치 없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한양대병원의 일부 의사들이 간호사들에게 갑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한양대병원의 일부 의사들이 간호사들에게 갑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간호사들은 학교와 병원측에서 갑질 의혹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대응이 없자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세이프타임즈의 수차례 확인요청에도 병원측은 대책마련 혹은 개최일정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학교측의 무대응은 갖가지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추측성 기사'에 대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측의 대응은 '기사'에 대해서 할 것이 아니라, 간호사들의 주장을 검증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한두 명도 아닌 20명이 넘는 사람이 이런 주장을 한다면, 무슨 이유인지 사실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상식이다. 병원의 정상적이고 건전한 운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또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추측성 기사'인지 아닌지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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