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희 논설위원·지속가능연구소장
▲ 안경희 논설위원·지속가능연구소장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신규 상장됐다.

당초 주관 증권사는 PER 상대비교법을 사용하여 더본코리아의 공모가격 밴드를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로 제시했지만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며 수요예측 결과 3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백종원 대표의 인기에 편승한 개인투자자의 높은 관심으로 일반 청약 경쟁률은 772.80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는 상장 당일 주가 상승을 예고했다.

예상과 같이 상장 첫날 이 회사의 주가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장 초반 한때 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가 공모가보다 51.2% 오른 5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세 달 여가 지난 올 2월 초 주가는 2만9800원으로 떨어졌다.

공모가격 이하다.

최초 주관 증권사 공모가격 밴드 상단에 근접했다.

상장 초기의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에 직면한 상황이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빽햄' 통조림의 가격 논란이 부각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정가를 의도적으로 높게 설정해 할인율을 높이는 상술이 동원돼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비난한다.

IPO 과정에서 주관 증권사는 자신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면밀하게 기업을 분석해 공모가격을 산정한다.

비록 증권신고서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기업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면밀히 분석했을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PER 상대비교법으로 공모가격 밴드를 제시했다.

문제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과정이다.

개인투자자에게 인기있을 것 같은 초기 상장주식을 선점하려는 단기차익 추구형 기관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초기 물량을 많이 확보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이로 인해 기업가치를 면밀히 분석해 가격발견 역할을 해야 할 기관투자자조차 대표이사 개인의 유명세와 IPO 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휩싸여 공모가격을 높인다.

그 결과는 초기 공모가격의 과대평가로 나타나고 IPO 신규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국 주식시장의 전형적인 패턴이 반복되는 과정에 '빽햄 논란'이 있었을 뿐이다.

현재 더본코리아 주주들에게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는 득보다는 실이다.

그의 유명세는 그간 더본코리아가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사업 확장을 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몇몇 브랜드 가맹점과의 분쟁과 이번 '빽햄 논란'과 같이 사업에는 실임이 분명하다.

이미 더본코리아가 보유한 브랜드는 25개다.

외식업계에서 신규 브랜드 개발하는 비용은 1 브랜드당 평균적으로 1억3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더본코리아의 브랜드는 가성비를 내세운다.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없는 박리다매형 비즈니스모델이다.

IPO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나 기관투자자가 이를 몰랐다면 실력이 없는 것이다.

IPO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격이 산정되는 방식에 개선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부분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관투자자의 수준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분석 능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를 대신해 가격 발견 기능을 수행할 기관투자자를 바라는 것은 요원한 일일까?

■ 안경희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겸 지속가능연구소장 △경영학박사 △서강대 경제대학원 대우교수 △나사렛대 경영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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