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희 논설위원·지속가능연구소장
▲ 안경희 논설위원·지속가능연구소장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s) 사업자인 넥스트레이드가 다음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3월 주식 매매체결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독점사업자 지위를 유지해 왔다.

IT기술의 발전으로 1988년 전산매매를 시작하고 고도화하며 현재는 부산에 서버를 두고 서울에 백업 서버를 운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증권시장인 미국에서도 IT기술이 도입되며 ECN(Electronic Co㎜unication Network)과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s)라는 전자화된 주문 체결 시스템이 등장해 거래시간을 늘리고, 비용을 낮추며 기존의 거래소와 경쟁을 시작한다.

이미 복수거래소 체제였던 미국에서 ECN은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찾아내 고객의 주문을 체결했다.

ATS는 ECN이 더 발전한 형태로, 기존의 정형화된 거래소가 제공하지 못하는 거래시간 확대, 최선 가격 탐색, 저렴한 수수료, 비공개 시장 또는 거래소를 우회해 주문을 숨길 수 있는 다크풀(Dark Pool) 기능도 제공한다.

미국에는 2023년 기준 32개 업체가 있고, 전체 거래의 11%를 차지한다.

순기능이 많았으니 증권시장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특히 2005년 미국의 도입된 Reg NMS(Regulation National Market System)의 주문 보호 규칙(Order Protection Rule, SEC Rule 611)은 최선 실행 원칙((Best Execution)을 제도화함으로써 자본시장이 효율적이 되도록 유도해 이들 서비스가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

넥스트레이드도 미국과 유사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바로 고빈도매매(HFT·High Frequency Trade) 때문이다.

초기 HFT는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스프레드 축소를 축소해 거래의 비용을 낮추고,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거래를 해 증권시장 가격 발견 기능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HFT 매매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들은 자신의 잇속을 차리기 시작했다

HFT 업체들은 비공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다른 시장 참여자들보다 시장 정보를 미리 알아내고 빠른 주문 처리 속도를 이용해 이익을 향유하며 시장을 왜곡했다.

Reg NMS는 원래 '공정한 시장'을 구현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HFT 간의 속도 경쟁은 그들에게만 유리하고 일반투자자는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HFT의 이런 불공정 거래 문제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지금 대체거래소가 출범하는 우리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을 도입할 때 HFT의 시장 왜곡 가능성을 방지하는 로직을 의무화해 주문 보호 규칙이 악용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시장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이에 대해 사후 검증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매매체결 서버는 부산에 있고, 넥스트레이드의 매매체결 서버는 서울에 있다.

코로케이션(Colocation)과 초고속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업자 어느 일방에게 유리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해 물리적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증권시장의 새 역사가 될 대체거래소의 도전이 성공해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안경희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지속가능연구소장 △경영학박사 △서강대 경제대학원 대우교수 △나사렛대 경영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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