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시작한 경제학을 거시·미시경제학으로 나눈 것처럼, 역사도 연구와 서술 범위에 따라 거시·미시사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역사를 연구할 때 사용하는 해석 방법의 차이와 해석자가 들여다보는 사료 때문입니다.법정에서 원고와 피고는 소송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자료를 제출합니다. 이때 이게 모두 재판을 위한 증거자료로 채택되지 않습니다.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오염되거나 조작되지 않았는지, 법에서 허락하지 않은 방법으로 부당하게 취득한 게 있는지 따집니다. 그런 후 법률에서 인정한 공적인 증거자료를
지금으로부터 2400년전은 인간의 장수(長壽)에 관한 '두가지 메시지'가 던져진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먼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서적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이 출판됐다. 이 책은 중국 신화적 인물인 황제와 그의 신하이며 명의인 기백(岐伯)과의 의술에 관한 토론을 기록한 것이다. 요지를 말하면 사람은 최장 120세까지 살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다시말해 제 아무리 뛰어난 장수 DNA(유전인자)를 타고 나고, 건강에 좋은 식품을 섭취하고, 또 최첨단의료의 도움을 받아 철저히 건강에 유의해도 120
올해는 작년보다 하루 앞당겨진 7월 28일이었다.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는 1971년부터 해마다 인류가 지구의 1년 치 자원을 다 소진하는 날을 계산해서 발표한다. 이른바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다. 즉 올해 7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인류는 후세대 몫의 자원을 당겨 써야 한다는 뜻이 되겠다. 혹시 우리가 현재 자원을 쓰는 양과 속도를 유지한 채 후세대 몫을 '가불'하지 않을 수는 없을까? 방법이 있긴 하다. 지구가 1.72개가 있으면 된다. 아니,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자
어릴 적에 시골에서 천둥이 울린 후 번개가 치면 순간적으로 사방이 밝아지며 길이 보였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덕에 갑자기 사위가 어두워지며 비가 왔던 날도, 무서웠지만 당황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가야 할 길을 찾아 집으로 왔습니다.사방이 다 캄캄하면 아주 작은 빛도 밝게 보입니다. 제가 있는 곳은 아주 작고, 저희가 드러내는 빛도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처럼 밝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주 캄캄한 곳에 있으면서 빛을 갈구했던 이들이 저희를 찾아옵니다. 어두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작은 빛의 고마움을 절실하게 느꼈던 사람들이,
바다를 오랫동안 항해한 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항구에 들어와 수리에 들어간다.엔진과 항법 장치들을 점검하는 데 별문제가 없더라도 바닥에 붙은 수많은 부유물들을 제거하는 최소한의 작업이라도 해야 한다.넓은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 조치임에 틀림없다.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중대재해처벌법'과 시행령의 개정 논의가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은 지난 4일 안전보건 세미나에서 "중대재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 명확성 원칙과 관련한 일부 시행령, 도급에 관련한
역사가 전해준 인간 이야기의 결론은 대개 비극입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영화를 누리는 희극도 가끔 끼어 있습니다만, 대다수가 최종적으로는 유한한 인간임을 확인하고 끝납니다. 빼어난 인간들의 기록도 자세히 보면 바보들의 행진인 경우가 많고, 시행착오를 무수하게 되풀이한 것입니다. 예전에 했던 실수를 오늘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희망은 역사에서 늘 무너진 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도 이 비극에서 인간이 벗어나기 힘듭니다.범위를 넓혀 인문학적 성찰로 가면 조금 다릅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동질성의 비극을 가진 다른 존재를 만나고, 이
풍덩!방금 이카루스가 바다에 빠졌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은 이렇게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버지인 다이달로스가 태양 가까이 날아오르면 안 된다고 그토록 당부했건만 철없는 아들은 부모의 말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오히려 그런 강한 경고의 말은 결과의 복선으로 작용했다.아들과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 아버지는 지금 어딘가에서 이 끔찍한 장면을 보고 있었을 터.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천하에 만능 재주꾼 다이달로스도 속수무책이었다. 사랑하는 아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죽다니, 망연자실은 이럴 때 쓰는 말이리라.하지만 그림 속 어디에도 다이달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6개월이 됐다.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경영의 책임이 있는 사업주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입법 당시 사업주의 '안전조치 강화와 책임'이라는 법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경영계, 노동계 그리고 정부의 입장 차이는 상당했다.징벌적 책임을 경영자에게 부여한다고 해서 현실적인 예방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데에서 이견은 분분했기 때문이다.어찌 됐든 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사안이 이러니 우리 산업계는
대학생 때 기독교 잡지에서 신앙집회에 참석했다가 병이 나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살았던 둘은 비슷한 병을 앓았습니다. 그런데 둘이 참석했던 신앙집회에서 한 사람은 병이 나았지만, 다른 사람은 낫지 않았습니다.자기들이 다니던 교회로 돌아온 후 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염량세태였습니다. 병이 나은 사람은 이곳저곳에 불려 다니며 간증했고, 강사료 등을 챙겨 상당한 부도 얻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사람의 믿음을 의심하는 사람들의 냉대 속에 자기가 다니던 교회로 돌아갔고, 그 교회에서 예전부터 했던 일
이사한 후 요즘 날씨를 보면서 '여전히 봄'이라고 해야 할지, '이젠 여름'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단오가 지났으니 여름으로 가고 있다고 해야 하지만, 그래도 벌써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서운합니다. 어릴 적의 기억을 소환해 보면, 이때쯤은 냇가에 가서 멱을 감기에 조금 쌀쌀했었습니다. 7월이 돼야 본격적으로 소(沼)와 같은 곳에 가서 멱을 감았습니다.시골에서 멱을 감을 때는 산에 먹을 수 있는 게 있었습니다. 다만 어설픈 지식으로는 어느 게 먹을 수 있는 것인지 구별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동
미국의 심장인 뉴욕 한복판에서 발생한 911테러는 근현대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 안 되는 초대형 테러 사건이었다.테러의 핵심은 나를 포함한 특정 집단이 자신이 요구하는 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지르는 폭력적 행위라는 측면에서 다른 폭력과 구분 지을 수 있다.지난 9일 대구에서 발생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의 피해자 대부분 역시 불특정 다수였다는 것을 보았을 때 911사건 못지않은 반문명적 테러임은 틀림없다.2003년 2월 지하철 화재 참사라는 악몽을 꿨던 대구 시민과 국민들로써는 경악을
그 누구인들 외롭지 않으리뭇 사람들과 일을 하고식사와 대화를 나눠도내 돌아갈 곳은 몸 하나 누울작은 침대 한 켠그 누구인들 외롭지 않으리혼잡한 세상긴 말과 큰 그림자 난무하여도위로받는 그 무엇 없으니산기슭에 핀 붉은 열매작은 화단 속 빛바랜 꽃잎처럼인기척 없는 시간을 숭배하는그대여그 누구인들 외롭지 않으리함께 할 수 없는 운명 앞에긴 목 빼내 흐느끼는숲속 정령새벽녘 초승달가슴에 품은 강물처럼내 돌아갈 곳은 몸 하나 누울작은 침대 한 켠■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
북향민 중에 대학에 가고 싶다는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과목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국어만 가르쳐주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가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대학입학 자격을 얻기 위한 실력을 북향민에게 짧은 시간에 만들라고 요구할 수 없었습니다.그래서 북향민을 가르치면서 알음알음으로 북한의 교육제도와 그곳에서 가르치는 교과목이 어떤 건지 물었습니다. 이들이 그동안 뭘 배웠고 어떻게 자아정체성을 형성했는지 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동안 제가 알고 있었던 한반도 반쪽에
자연재해로 인한 재산과 인명피해는 피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인간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인재(人災)에 관해서 해답을 찾기란 사실 어렵지 않다.모든 계획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연과 사람에 해를 끼치지 않는지를 살펴 공정하게 시행하고 빈틈 없이 관리하면서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안전'이라고 하는 것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세이프타임즈는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강원도 철원군 주상절리 '잔도길&
별밤 하늘을 보면 떠올려지는 사람눈빛 총총하여 강처럼 투명한 사람힘이 들면 들수록 생각나는 사람그렇게 꽃피고 열매 맺은 사람추억 하나면 그런대로 견딜 수 있는 삶이라고 말을 건넨 사람오늘은 누굴 만나 미소 나눌까뜨겁던 날의 하얀 그 사람사는 동안 그렇게 꽃피고열매 맺을 사람아프면 힘이 되는 추억처럼그럭저럭 지낼 수 있는 삶이라고 손 내밀던 사람둥근 세상 살다보면언젠가 만나게 될 그 사람그 사랑■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
그림에 보이는 화사한 꽃잎들은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네델란드)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던 해 그가 보았던 마지막 봄이었다.파스텔 톤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아몬드 나뭇가지가 마음껏 굽어져 펼쳐있고, 그 위에 순수를 옷 입듯 하얀 아몬드 꽃이 만발했다. 어쩌면 저리도 화사한 행복을 몇 그램도 안 되는 물감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전에 말한 대로 아기의 이름을 형의 이름을 따서 빈센트라 지었어. 우리는 아기가 형처럼 굳센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어."화가의 삶을 시작한 후 유일하게 자신을
저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개구리를 잡아서 닭에게 모이로 줬고, 개구리 뒷다리를 메뚜기와 함께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이 둘은 1960~1970년대에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간식의 대상이었습니다. 오늘날과 다른 시골 풍경을 갖고 있던 그때는 아이들이 따로 간식을 구해 먹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농약에 중독돼 죽은 야생동물이 거의 없었기에 개구리 뒷다리와 메뚜기는 좋은 간식거리였습니다.두꺼비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에 두꺼비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두꺼비가 조준해서 오줌을 누는데, 만약 그 오줌이 사람의 눈에 들어가면
2019년 말에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며 지금까지 우리의 일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사회·경제·정치적으로 타격을 물론 교육현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대면으로 수업을 해오던 교육현장에 혼란은 가중됐다. 이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공백은 사회의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코로나19 팬데믹의 강한 전파력과 치사율로 누구나 감염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막연한 심리적 타격감을 가지게 됐다. 밀집·접촉·상호교류를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사회적 현상이 대두됐다.미증유의 사회적 현상 속에서 사람들은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다시 일본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 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추억 소환 '포켓몬빵' 대표적 일본 문화인 SPC삼립이 재출시한 '포켓몬빵'은 역대급 판매 기록을 세우며 고공행진하고 있다.포켓몬스터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등 일본 브랜드가 한국에서 하나둘 사라져 가는 상황 속에서 기이한 현상이다.포켓몬빵 구매를 원하는 시민들은 대형마트 '오픈런'이나 편의점 물류차를
난치병을 앓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유명하다는 병원을 다 돌아다니며 치료받았지만, 병이 잘 낫지 않았습니다.그랬던 그에게 어떤 사람이 간판도 없는 조그마한 병원을 알려주면서 거기를 한번 가보라고 했습니다. 간판도 없는 병원이니 그냥 속는 셈 치고 한 번 들려 봤습니다. 그랬는데 덜컥 병이 나아 버렸습니다.이런 병원이 왜 간판도 달지 않고, 인터넷으로 홍보도 하지 않고 있는지 궁금했던 그가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이런 병원이 왜 이렇게 숨어서 지내요?"그러자 병원에 있는 의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