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신 칼럼] 어느 걸 선택하시렵니까
[정이신 칼럼] 어느 걸 선택하시렵니까
  • 정이신 논설위원
  • 승인 2022.07.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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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신 논설위원·목사
▲ 정이신 논설위원·목사

역사가 전해준 인간 이야기의 결론은 대개 비극입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영화를 누리는 희극도 가끔 끼어 있습니다만, 대다수가 최종적으로는 유한한 인간임을 확인하고 끝납니다. 빼어난 인간들의 기록도 자세히 보면 바보들의 행진인 경우가 많고, 시행착오를 무수하게 되풀이한 것입니다. 예전에 했던 실수를 오늘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희망은 역사에서 늘 무너진 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도 이 비극에서 인간이 벗어나기 힘듭니다.

범위를 넓혀 인문학적 성찰로 가면 조금 다릅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동질성의 비극을 가진 다른 존재를 만나고, 이들과 더불어 같이 버티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상호주관적인 희망을 얻습니다. 인간사에서 이게 주는 힘은 아주 대단합니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종교는 감사하라고 합니다. 비극과 희망을 넘어서 모든 걸 감사로 출발하라고 말하고, 이를 통해 인간에게 자기를 바꾸라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릴 적에 맵지 않고 맛있다는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김치를 입에 넣기 시작했듯이, 마음·생각 바꾸기는 나로부터 출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생각 바꾸기는 이걸 이끄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좋고 나쁨이 결정됩니다. 주체가 김일성과 같은 독재자여서, 낡아빠진 사상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위대한 사상이라고 강압하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게다가 그의 후손까지 나서서 인민이 그렇게 말하도록 협박하는 건 더 나쁩니다. 그런 강압과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호흡은 공존하지 않습니다.

마음·생각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주체가 인간과 다른 존재여서, 십자가를 지고 있으면서도 감사하도록 바뀌어 있으면 꽤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징벌을 아픔으로만 여기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숨만 쉽니다. 그러나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여기면 다시 일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거친 오해를 받아도 연단 받고 있다고 마음·생각이 바뀌어 있어야,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생각 바꾸기는 누가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이끌었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신약시대에 바울은 이걸 고난받는 특권이라고 했습니다(빌립보서 1:29). 이것 외에 달리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기에, 그는 이런 생각으로 자신에게 나타난 하나님의 섭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런 사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성경에 나온 하나님을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합니다만, 대안 없는 비난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입니다.

같은 종족이지만 인간을 보고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으니까, 성경은 마음·생각을 감사하는 것으로 바꾸라고 합니다. 감사함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간이 제대로 살 수 없기에 수시로 감사하라고 요구합니다. 그것마저 없으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내기 힘드니까요.

그리고 기독교회는 이런 가르침에 따라 비극으로 점철된 인간사에 소망을 전하려고 강도가 센 바꾸기를 시연합니다. 사람들이 성경의 메시지를 어떻게 생각하든, 감사할 수 있어야 인간이 비극을 이기고 제 갈 길을 갈 수 있기에 이런 감사를 공연합니다.

여러분도 마음·생각을 한번 바꿔보시렵니까. 그런데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건, 고전이 준 가르침의 결에 따라 바꾸기를 하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문학적 성찰과 성경에서 말한 감사를 모두 하라고 권합니다. 역사의 기록과 교훈을 통해 인간이 지닌 비극을 확인한 후,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고, 성경을 통해 감사를 체득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 삶에 균형이 잡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눈으로 보니 저도 복이 많습니다. 엄마 배 속에 있다가, 부모님의 낙태 시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기꺼이 태어났고, 여러 번 사기를 당했어도 나름대로 잘살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바꾸기를 해 놨는데, 몸 안에서 자꾸 다른 소리가 올라옵니다. '이왕이면 이런 생명의 복뿐 아니라 재물복도 좀 주시면 어떨까요, 아버지 하나님.'

■ 정이신 논설위원·목사 △한양대 전기공학과 졸업 △백석대 신학대학원 졸업 △아나돗학교 대표간사 △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세이프타임즈에 '노희(路戱)와 더불어 책(冊)놀이' 연재, 칼럼집 <아나돗편지(같이 비를 맞고 걸어야 평화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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