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많으면 몸이 허약해진다

▲ 김수인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 김수인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지금으로부터 2400년전은 인간의 장수(長壽)에 관한 '두가지 메시지'가 던져진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먼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서적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이 출판됐다. 이 책은 중국 신화적 인물인 황제와 그의 신하이며 명의인 기백(岐伯)과의 의술에 관한 토론을 기록한 것이다. 요지를 말하면 사람은 최장 120세까지 살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제 아무리 뛰어난 장수 DNA(유전인자)를 타고 나고, 건강에 좋은 식품을 섭취하고, 또 최첨단의료의 도움을 받아 철저히 건강에 유의해도 120세 이상은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려 2400년전에 중국에서 인간 수명의 한계를 점지하고 예언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지난 4월 19일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령 생존자로 등재됐던 일본의 다나카 가네 할머니가 별세했다. 그녀는 1903년 1월 2일에 태어났으니 정확히 계산하면 119세 3개월 17일의 천수(天壽)를 누렸다. 역사상 최고령 생존자이니 다나카 할머니 이전에 이 세상 누구도 120세까지 산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10여년전에 중남미에서 130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중남미 지역은 통계가 부실한 곳이어서 기네스북이 인정을 하지 않아 정확한 나이는 알수가 없다. 그냥 동네 사람들이 130세라고 주장한것 뿐이었다.

그러면 왜 누구는 100세 이상을 살고 누구는 50, 60세에 혹은 더 일찍 세상과 하직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DNA가 수명을 결정짓는 최고의 요인으로 알고 있다. 부모 혹은 격세 유전으로 조부모가 오래 사셨으면 자신도 오래 살것으로 믿고 있다. 사실일까.

몇 년전 미국 의학계는 이에 관해 중요한 사실을 발표했다. 사람의 수명은 '유전자2-생활습관8'로 결정지어진다고 각종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제 아무리 장수 유전자를 갖고 태어 났더라도 평생 담배피고, 과음하고, 운동도 않고, 패스트푸드를 입에 달고 살면 결코 오래살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인간 수명의 총량은 120인데,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면 총점에서 -10점, -20점 등으로 점수를 까먹는 것이다. 담배를 평생 매일 한갑씩 피우고, 술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시는 이들이 환갑 이전에 저세상으로 가는 사례를 주변에서 많이 보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유전자만 믿지 말고 몸에 나쁜 음식을 멀리 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건전한 생활을 꾸준히 해야 되는 것이다. 2020년 통계청 자료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3.5세인데, 자신의 생활을 체크해보면 기대수명보다 더 살지, 아니면 이전에 목숨이 다할지는 대충 짐작할수 있다.

다음으로는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0년?)의 건강에 대한 팁이다. 그는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자연이다'라는 설을 치료 원칙으로 삼았다. "모든 질병은 음식과 운동으로 나을수 있다"고도 했다. 이는 2400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도 각종 질병 치료의 대원칙으로 여겨지고 있다(영양학과 운동법을 모르고 약으로만 병을 다스리는 의사는 C급).

물론 뼈가 부러지거나 암세포가 몸에 번지면 수술을 하지 않을수 없지만 '제대로 잘 먹고, 끊임없이 운동을 하면' 웬만한 질병은 예방되고 치유된다. '모든 양약(洋藥)은 사약(死藥)'이라고 여기며 병원과 약국을 멀리 하면 120세는 몰라도 100세 장수는 누구나 가능하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하자.

1970년이후 한국 경제가 급속한 성장을 이루면서 기업 활동을 열심히 이끈 총수들이 일찍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다. 최근 한국 CXO 연구소가 작고한 재벌가 60명의 수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76.8세로 일반인들보다 6~7세 낮았다. 90세 이상 장수한 경우는 15% 정도였다. 60세 이전에 별세한 비중은 10%였다.

최종건 SK그룹 창업주(1926~1973)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경영자로서 화려한 꽃을 다 피워내지 못했다. 또 1968년생인 김정주 넥센 그룹 창업주는 지난 2월, 54세의 한창 나이에 갑작스레 별세했다. 기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키는데 힘을 너무 쏟은 결과이다.

사주명리학에는 '재다신약(財多身弱)'이라는 전문용어가 있다. '재물이 많으면 몸이 허약해진다'는 뜻이다. 재벌 총수들은 재물에 욕심을 내서가 아니고 기업을 키우다 보니 건강을 소홀히한 셈이지만, 일반 부자들은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재물은 죽을때 가져 가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많이 나누고 적절히 베풀면 마음이 평화로워져 건강이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지나치게 재산 불리기에 에너지를 쏟는 이들은 '재다신약'을 큰 글씨로 써서 책상앞에 붙여놓고 실천을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건강이나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건 기업가나 일반 사람뿐 아니다. 시설물도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다. 스프링클러가 기본 설계에서 빠진 창고가 대형 화재로 불타 없어진다. 빗물 터널을 갖추지 못한 '세계적인 명소'인 강남역 4거리는 폭우에 아수라장이 돼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안전 불감증'이 빚은 대참사라 하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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