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 대사는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위급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영예로운 자리가 틀림없다.하지만 이 전 장관의 임명과 출국 과정은 마치 해외 도피를 연상시킬 정도로 전격적이고 무리한 느낌이 강하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망사건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 1월 공수처에 고발됐고, 출국 금지됐다.대통령실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스스로 무능한 업무 능력을 확인해 준 셈이고, 상대국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외교 결례를 범한 것이다.그럼에도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
은행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 은행의 대출 기능은 아주 요긴합니다. 그런데 대출받았을 때는 내 돈이 아니기에, 이자를 주거나 은행에서 요구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수시로 적은 돈을 은행에 모아뒀다가, 목돈이 필요할 때 찾아 씁니다. 이는 내 돈을 찾아 쓰는 일이기에 이자를 물지 않아도 됩니다.동양학에서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바꾸는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적덕(積德)은 내가 은행에 수시로 저금했다가 목돈이 필요할 때 찾아 쓰는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들간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정부는 지난달 말을 전공의들의 복귀시한으로 정하고 시한을 넘길 경우 행정절차에 착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정부는 정부대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을 파악해 의사면허 정지처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파악된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자는 7854명에 이른다.정부의 강경방침에도 의료계의 반발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수련병원에는 매년 3월 충원되던 인턴과 레지던트가 거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새로 인턴이
한때 20대 청년층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이런 기저에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20대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가 급격히 진행된 것이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진보를 지지한 경우가 많았다.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기야 '페미니즘'과 '한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서로를 비하하고 대립각으로 돌아섰다. 여기서 '한남'은 한국남자를 비하한 말이다.우리나라의 젠더갈등은 아래표를 봐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독일과 미국은 벌써부터 젊은 세대의 의식 변화에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한 영화 '건국전쟁'이 인기다. 여당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대형 교회에서도 단체관람에 나서고 있다.그런데 이 영화를 감독한 김덕영 감독이 느닷없이 영화 '파묘'의 흥행을 두고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다. 영화 파묘가 "반일주의를 부추겨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며 "건국전쟁에 위협을 느낀 자들이 건국전쟁을 덮어버리기 위해 분풀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영화 파묘는 한 가족의 묘지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기묘한 현상을 일제 강점기 시절의 역사 이야기와 엮어 만든 오컬트 무비다.
세계종교라 불리며 전 세계에 많은 신도를 거느리고 있는 종교들에 처음부터 따르는 사람이 많았던 건 아닙니다. 기독교도 세력이 미약해, 처음 출발했을 때는 이 종교가 태동했던 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로마인이 기독교가 어떤 종교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때 로마인은 기독교를 유대교의 한 분파로 이해했었습니다. 그 뒤 기독교는 오랜 세월 동안 예수님의 뜻을 진정으로 이어 온 '진실한 제자들'의 노력으로 세계종교로 성장했습니다.종교로 출범할 때, 기독교가 태동한 지역에는 기독교보다 더 큰 세력을 가진 종교가 여럿 있었습니다. 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료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21일 현재까지 전국 1만3000명 전공의 가운데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들 가운데 25%인 1650명은 의료현장을 떠났다.전공의들이 떠난 의료현장에서는 당장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의 '빅5' 병원에서는 수술 일정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환자들의 입원도 어려워졌다. 외래환자 진료도 역시 마찬가지다.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이 정치참여를 선언하면서 내건 명분은 윤석열 정권의 종식이다.조 전 장관은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민주당의 결정과 상관없이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할 것"이라고 밝혀 어떤 형식으로든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민주당은 조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범야권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합류 가능성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거부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조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어릴 적에는 양력 1월 1일이 설이라고 해서, 사흘간 연휴를 뜻하는 빨간 글자가 달력에 쓰여 있었습니다. 또 텔레비전에서 새해 설 특집 방송이라고 하면서,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나와서 여러 가지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이건 텔레비전에 나온 이야기였고, 집안이나 마을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어려서 음력을 잘 몰랐던 저는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설이 왜 이렇게 조용한지 알 수 없었습니다.그런데 이로부터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나면, 집안과 마을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장에서 식자재를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3000명 선에 묶여있던 의대 정원이 19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역대 정권에서 여러 차례 의대 정원을 늘리려 시도했지만,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투쟁에 나선 의사들의 반발에 밀려 번번히 실패했다. 이번만큼은 정부의 의지가 단단해 보인다.의사들은 이번에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설 연휴가 지나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하지만 의사들의 반대는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동안 정부는 의료협안협의체에서 20여차례나 의사단체와 논의했지만, 의사협회 측
경북 문경시 소재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경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의 우진푸드(육가공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 출동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에 투입됐던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는 이 공장 건물 안에서 인명 수색 도중 고립됐다 8시간 만에 시커먼 주검으로 돌아왔다.이들은 신고 접수 8분 만에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고, "건물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불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명분도 실익도 없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쟁이나 위헌의 소지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로써 159명이 숨진 대형참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은 불가능하게 됐다.이태원 희생자 유족들은 그동안 이태원특별법의 시행을 요구했다. 서울시청 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상징하는 159배에 이어, 지난 22일에는 1만59
회식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사전에 밝히고 불참한 신입사원이 자신에게 할당된 회식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고소장을 넣었다.헛웃음이 나오겠지만 2022년 고용노동부 산하 K공공기관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이다.신고인은 교육 프로그램을 맡아 일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J씨였다. 그는 전형적인 개인주의 성격에 가뜩이나 술도 마시지 않는데, 늘 필라테스에 가야 하는 시간에 회식이 있었던 것에 대한 반감이었다.요즘 유행하는 MZ세대와 관련된 밈(meme)을 보면 비슷한 얘기들이 있다. 그 대부분은 실제로 현장에서 발
모 기독교 언론에서 기사로 올린 글에 한국 교회에서만 주장하는 절기에 관한 게 있었습니다. 모 신학교 교수가 '이런 절기는 폐지해야 한다'라고 쓴 것인데, 제 생각과 같아서 그 글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절기는 교회력에 근거가 있어서 정한 것도 아니고, 역사적 근거도 희박하며, 한국의 일부 교회에서만 지킵니다.그 뒤 제가 댓글을 써 놓은 걸 잊고 지냈는데, 어떤 이가 제 의견에 답글을 달았다고 SNS에 표시가 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들어가 봤더니 제 글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 아니라, '목사가 그러면 안 된다'라는 꾸짖음이었습니다.
마치 한 몸과 같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취임한 지 불과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여당의 대표에게 물러나라는 강압적 요구를 했다.이런 사실을 한 위원장 본인이 공공연하게 확인했고, 거부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런 갈등국면에 대해 '약속대련'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계산된 정치행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지만, 총선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에 이런 위험한 모험을 도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의 갈등에는 '김건희 리스크'가 자리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들어 벌써 세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수원에 있는 대학교에서 열린 토론회의 주제는 반도체 산업 육성이다.삼성과 SK 같은 대기업이 600조가 넘는 돈을 반도체에 투자하면 정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미 발표된 내용에 정부의 지원 의지만 덧입힌 별 내용 없는 토론회다. 토론회라고는 하지만,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 기업 관계자들의 '감사인사'로 채워진 시간이었다.대통령이 민생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찾아다닌 곳은 용인과 고양, 수원이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하락으로
동양에서는 천간(天干) 10자인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지지(地支) 열두 띠 동물인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를 순서대로 짝을 지어 조합을 만든 60개 간지를 활용해 육십갑자(六十甲子)라 부른다.이 육십갑자를 활용해 연월일시의 날을 분류한다. 사람들의 태어난 연월일시를 사주팔자라 한다. 육십갑자를 분석해 한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고 있다.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청룡의 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천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는 오행으로 나누고 오행은 각각 다음과 같은 색상을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시 이른바 '바이든' 발언이 논란이 됐었다. 여당에서는 MBC 보도에 강하게 항의하며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반박했다. 때아닌 전국민 '듣기평가'까지 불러 일으켰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그런데 난데없이 12일 서울서부지법 1심 결과가 또다시 화제가 됐다. "미국이라는 단어와 바이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적이 없으니 MBC는 정정보도하라"는 것이다. MBC는 당장 항소하고 2심에서 판결을 뒤집겠다고 했다. 가라앉은 듯한 해프닝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걷는 길은 평화로움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고, 교범에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야전의 현장입니다. 대안학교에서 가르치는 독서·논술도, 교회에서 하는 사역도 여전히 불꽃이 튀기 직전입니다.야전의 현장을 좋아하거나, 이쪽에 특별한 뜻을 뒀기에 이렇게 지내는 건 아닙니다. 진흙탕과 비포장도로가 만연한 들판보다 포도(鋪道) 위를 승용차로 달리는 젠틀맨이 되기를 꽤 바랐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성령님이 저를 인도하신 길에는 포장도로가 별로 없었습니다.정성껏 농사를 지으면서 세상을 해석하는 시인과
새해 벽두 연평도에서 울린 포성은 13년 전의 악몽을 떠올렸다. 긴급하게 대피한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지난 5일 북한은 장산곶 일대에서 해안포를 200여발 넘게 발사했다. 북한의 포탄은 NLL 이북 7㎞까지 근접했다. 우리 군도 맞대응에 나섰고, 북한의 포사격은 7일까지 사흘간 이어졌다.북한의 도발이 잇따르면서 우리 군은 이제 바다는 물론 육지에도 완충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파기한다고 선언한 이후 우리도 같은 입장이 되면서 9.19 군사합의는 휴지 조각이 돼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