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세이프타임즈 보도후 '촉구 성명서' 발표
규격정보 뿐만 아니라 '이형수수료' 지급 조차 안해
세변 합 250cm 불합리 … 타사 160cm 이하 적용
고중량 배송강요 증언 쏟아져 '규정 미준수' 사실로

▲ 강현오·홍용준·이선승(사진 아래 왼쪽부터) 쿠팡로지스틱스 공동대표이사가 세이프타임즈 보도가 허위보도라며 정정보도와 1억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쿠팡은 개별판매단위 1개 기준 가로+세로+높이 합이 250㎝를 초과하거나 무게가 30㎏을 초과하면 창고에 입고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 쿠팡
▲ 쿠팡로지스틱스(사진 아래 왼쪽부터 강현오·홍용준·이선승 공동대표이사)는 개별판매단위 1개 기준 가로+세로+높이 합이 250㎝를 초과하거나 무게가 30㎏을 초과하는 물품은 창고에 입고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쿠팡

전국택배노조가 쿠팡의 과도한 택배물품 배송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세이프타임즈는 <쿠팡은 '거짓말쟁이' 30㎏ 이상 배송 안한다더니> 기사를 통해, 쿠팡이 배송기사들에게 규격을 초과(가로+세로+높이 합이 250㎝, 무게 30㎏ 초과)한 택배물품을 나르도록 하는 등 노동자들의 과도한 노동 수위를 방치해왔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세이프타임즈는 지난 20일 쿠팡이 배송 규격(무게 30㎏ 이하)을 초과한 물품을 버젓이 무게까지 표기해놓고 판매해온 행태를 지적했다. 본지가 직접 주문해 배송받은 에어컨의 무게는 무려 37.6㎏이었다.

또한 '택배'라 볼 수 없는 냉장고, 매트리스, 에어컨 등 고중량·고부피 물품 배송이 강요되고 있다는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증언까지 속속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2일 성명서를 내고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쿠팡의 택배 규격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쿠팡은 자사 택배 규격을 노동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으며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추가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세이프타임즈 보도를 통해) 규격을 초과하는 37㎏의 에어컨이 배송된 것과 규격 초과 물품 배송 경험에 대한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쿠팡은 규격 초과 여부에 대한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규격 초과 물품이 부지기수인데 검사도 안하면서 규격이 공지돼 있다는 등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 세이프타임즈가 쿠팡에서 직접 주문한 이동식 에어컨 무게를 측정한 결과 규정 30㎏에서 7.6㎏이 초과된 37.6㎏을 기록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세이프타임즈가 쿠팡에서 직접 주문한 이동식 에어컨 무게를 측정한 결과 규정 30㎏에서 7.6㎏이 초과된 37.6㎏을 기록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쿠팡의 '세 변의 합 250㎝ 이하 기준'도 불합리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 택배는 공히 160㎝ 기준을 두고 있다"며 "2m를 넘는 제품은 택배가 아니라 화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규격 초과 물품은 배송 시간을 늘리고 노동 강도를 크게 높여 과로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택배노동자에겐 택배 규격을 초과하는 물품, 택배가 아닌 물품의 배송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쿠팡은 늘 이런 식"이라며 "클렌징으로 사실상 해고를 해놓고도 해고는 아니다. 장시간 노동하던 택배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해도 지병으로 사망했으니 과로사가 아니다.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검사도 안하면서도 규격이 공지돼 있다는 등 문제가 제기되면 책임있게 해결하려는 게 아닌 거짓말로 때우려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쿠팡은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만약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면 이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앞에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 세이프타임즈
▲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앞에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 세이프타임즈

■ [전문] 전국택배노동조합 성명서

쿠팡CLS는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대책을 즉시 마련하라

최근 세이프타임즈의 <쿠팡은 '거짓말쟁이' 30㎏ 이상 배송 안한다더니> 제하 보도를 통해, 택배 규격을 초과하는 37.6㎏의 에어컨이 쿠팡 택배(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이하 쿠팡)를 통해 배송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규격 초과 물품은 배송시간을 크게 늘리고 노동 강도를 크게 높여 과로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미 쿠팡 택배 현장에서는 냉장고, 매트리스, 에어컨 등 도저히 '택배'라 볼 수 없는 고중량, 고부피의 물품들의 배송이 강요되고 있다는 증언이 빗발치고 있으며,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쿠팡의 택배 규격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세변의 합 250㎝ 이하'라는 쿠팡의 기준은 불합리하다. 관련한 기준은 CJ대한통운,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 택배 공히 160㎝이다.

2미터를 넘는 제품은 '택배'가 아니라 '화물'이며, 안그래도 고강도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받는 택배노동자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 쿠팡은 규격 초과에 대한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규격을 초과하는 37㎏의 에어컨이 배송된 것, 그리고 규격 초과 물품 배송 경험에 대한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른다면, 쿠팡은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규격을 공지만 해놓고 이를 검사하지 않는다면 고객과 화주들은 당연히 무게를 축소기입하려 할 것이며, 규격 초과 물품에 따른 부담은 모두 택배노동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쿠팡은 규격 초과 택배물품에 대한 검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만약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면 이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셋째, 쿠팡은 자사의 택배 규격을 택배노동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으며,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검사를 하더라도 걸러지지 않는 물품이 있을 수 있다. 타 택배사들의 경우 각종 검사 시스템을 통해 규격 초과 물품을 걸러내고 있으며, 이것으로도 걸러지지 않고 배송을 해야 하는 경우 이형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에는 이형 수수료라는 것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쿠팡은 늘 이런 식이다. 클렌징으로 사실상 해고를 해놓고는 "해고는 아니다", 장시간 노동하던 택배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해도 "지병으로 사망했으니 과로사가 아니다", 규격 초과 물품이 부지기수이고 검사도 안하면서도 "규격이 공지돼 있다" 등등… 문제가 제기되면 책임있게 해결하는 게 아니라 '거짓말'로 때우려고만 한다.

쿠팡은 규격 초과 물품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택배노동자에게는 택배 규격을 초과하는 물품, 택배가 아닌 물품의 배송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