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최근 들어 세 번째 개각 교체 장관 대부분 총선 차출
민생은 힘들고 경제는 어려운데 총선만 바라보는 여야 정치인

▲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 인선안 발표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개각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국정원장 후보자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에 조태열 전 유엔대사를 각각 지명했다.

지난 17일에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교체됐고, 이달 초에는 추경호, 원희룡, 박민식, 이용 장관 등이 새로운 후보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한 달 사이 7명의 장관이 교체됐다. 탄핵 직전 물러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하면 8명이다. 중폭을 넘어선 대폭적인 장관 물갈이다.

긴급한 필요성이나 현안이 있다면 장관의 교체는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한인 만큼 뭐라 할 이유가 없지만, 교체된 장관 대부분이 '총선 출마'를 희망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인사였는지는 의문이다.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만도넥스트M에서 열린 '첨단로봇 산업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만도넥스트M에서 열린 '첨단로봇 산업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방문규 산자부 장관은 임명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교체 대상에 올랐다. 후임에는 안덕근 통상교섭 본부장이 내정됐다. 물러난 방 장관은 내년 수원 지역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 정도면 장관 자리를 총선 출마를 위한 '경력관리'를 위한 감투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인사 문제로 취임 초기부터 시끄러웠던 국정원장 자리를 제외하면 19일 교체된 외교부 장관 역시 박진 장관의 총선 출마를 위한 자리바꿈이다. 방송 정책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도 임명된 지 불과 5개월밖에 안된 현직 김홍일 권익위원장으로 교체했다.

방송 경험이 전무한 검찰 출신 인사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정교하고 전문적인 방송 정책보다는 전임 이동권 위원장이 수행하던 정책을 단절감 없이 계속 수행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관 교체 이유가 총선 출마나 탄핵을 막고 대통령이 원하는 정책 수행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면, 행정부 전체의 존재 이유가 모두 대통령의 의지 반영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출범 초기 '책임장관제'를 실현하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국정을 수행해야 할 막중한 국무위원들을 총선에 내보내는 것은 '장관'이라는 인지도 높은 인물을 통해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여당을 대통령의 사람으로 채우려는 의도일 것이다.

새로 지명된 장관들은 더 정확한 검증을 해야겠지만, 음주운전 전력에 논문 시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교체될 장관이 한 사람 더 남아있다. 한동훈 법무장관이다. 한 장관은 총선 차출을 넘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한 장관은 사실상 비대위원장 수락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한동훈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은 승패여부와 상관없이 윤 대통령의 사람으로 채워질 것이 분명하다.

민생은 어렵고 물가는 오르는데 행정 사무의 책임자인 장관이 총선에 동원되고 정치 경험이 전무한 검찰 출신 장관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기이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시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시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 연합뉴스

부산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대통령은 재벌 회장들이 도열한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미소 짓고, 대통령의 부인은 명품백을 선물로 받았다. 세 싸움만 벌이고 있는 무능한 야당은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생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총선만 바라보는 국정 책임자들만 눈에 보일 뿐 희망은 그닥 보이지 않는 답답한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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