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신 칼럼] 말세인가, 종말인가
[정이신 칼럼] 말세인가, 종말인가
  • 정이신 기자
  • 승인 2020.06.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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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믿음 안에서 자신의 참 아들이 된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지막 때의 징조에 대해 말했습니다(디모데후서 3:1∼6). 이 글을 보면 말세의 징조는 지금도 여전하고,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은 성경에서 말한 징조가 나타난 말세입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에서 말한 우주의 모든 것이 새롭게 다시 창조된다는 종말은 아닙니다.

성경은 종말과 말세를 다르게 이야기하는데, 말세의 징조는 인간에게 각성과 회개를 촉구합니다. 예를 들어 성경은 말세의 징조 중 하나로 거짓 선지자의 등장을 언급하는데, 사이비·이단 교주에 해당하는 거짓 선지자는 초대교회 때부터 등장했습니다. 그렇지만 기독교는 초대교회 때를 종말의 시대였다고 하지 않습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말세의 징조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나타났다고 합니다(마태복음 24:23∼27).

성경에서 언급한 말세의 징조는 종말을 준비시키기 위해 사람들을 변화시키려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해 나타난 재앙은 말세의 한 징조입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뭘 잘못하고 살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변고가 또 나타났을 때 지금보다 더 허둥지둥 헤매게 될 것입니다. 말세는 이런 성찰을 쌓아가는 시간입니다.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정이신 아나돗학교 대표간사ㆍ아나돗공동체 위임목사

죽음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종말은 인간이 막을 수 없습니다. 태양이 식고 달이 사라지는 우주의 대변혁을 종말이라고 하는데, 이런 천체의 변화는 인간이 막을 수 없습니다. 지구를 떠나 은하계의 다른 별로 간다고 해도, 그 별에 미칠 우주의 변화는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종말에는 하나님에 의해 우주가 새롭게 재편되는 사건이 진행되고, 앞서 진행됐던 말세에 의해 이미 내려진 판결이 한 곳으로 모입니다. 이때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얼마나 제대로 살았는지 평가받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성경은 종말을 우주에 새로운 창조의 시간이 도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종말에는 겸허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판결문을 받아들이는, 종말에 나타난 새로운 질서와 시스템을 따르는 순종이 미덕입니다.

사이비·이단 교주들은 말세의 징조를 종말의 표지라고 속입니다. 말세의 징조를 각성의 기회로 삼아 종말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런 지혜를 저들은 거부합니다. 말세의 징조는 모든 인간에게 나타난 자아성찰의 기회이므로, 이를 통해 인간이 한층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주들은 이를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계시하신 종말의 시간이라고 합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말세를 종말이라고 착각해 그 날짜까지 말했던 이단 교주가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해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웬일인지 그의 주장을 따랐던 사람들이 그가 한 공개적인 회개는 거부했습니다. 저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정한 시간에 의미를 부여한 후, 종말을 선포했던 사람의 주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수정했고, 이를 통해 자신들이 주장하는 다른 종말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뿌리는 토마토인데 열매는 오이가 된 이런 기이한 현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이비·이단 교주들은 온갖 감언이설로 자신들에게 종말의 열쇠가 있다고 사람들을 속입니다. 성경에서 말한 종말은 인간이 조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때가 선포되면 겸허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교주들은 종말의 열쇠를 자신들이 가졌다고 하면서도, 기다리지 않고 현실 정치세력에 물꼬를 대려고 용을 씁니다. 도무지 저들 언행의 앞뒤가 안 맞습니다.

지금은 말세이지 종말이 아닙니다. 말세에 염려와 어려움이 있지만, 종말을 향해 성장통을 겪는 과정이기에 좋은 성찰의 기회가 됩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성화(聖化)의 열매를 하나씩 가꿔가야 합니다. 사이비·이단 교주들이여, 이제 종말에 그만 머무르고 말세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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