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그룹 고 임성기 창업자의 부인 송영숙 회장(왼쪽)과 장남 임종윤 사장. ⓒ 한미약품
▲ 한미약품그룹 고 임성기 창업자의 부인 송영숙 회장(왼쪽)과 장남 임종윤 사장. ⓒ 한미약품

모친·남매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미등기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주주총회를 3일 앞두고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미그룹은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한다고 25일 밝혔다.

한미그룹은 "두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다"며 "회사 명예나 신용을 손상하는 행위를 지속해 두 사장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특히 임종윤 사장의 경우 오랜 기간 개인 사업과 타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를 운영하면서 그룹 업무에 소홀히 한 점도 해임에 영향을 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만 두 형제가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에서의 직은 유지된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에서, 임종훈 사장은 한미정밀화학에서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모녀와 형제의 집안 싸움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주요 주주들과 임직원들이 각각 서로 다른 편을 든 데 이어 이번 미등기 사장직 해임건까지 오는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3일 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 12.15%)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한미그룹 본부장 4명과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 4명은 한미와 OCI그룹 통합을 적극 찬성하는 내용의 성명을 25일 발표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형제를 미등기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이번 한미그룹 경영권 집안싸움은 현재 경영권을 쥔 송 회장 모녀 측이 과도한 상속세 문제 해결과 경영 안정을 이유로 소재·에너지 전문 기업 OCI와의 통합을 추진하며 발생했다.

형제 측은 "한미와 OCI 통합은 일부 정보만으로 계약·동의가 이뤄진 일종의 불완전거래"라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모녀(21.86%)와 형제(20.47%)의 지분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미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 선임안' 등을 의결한다.

회사 측은 임주현 그룹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각각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임종훈을 사내이사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 등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 상태다.

주총 표 대결에서 회사 측 후보자들이 이사로 선임되면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경영권 분쟁도 판가름난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