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거세지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핵심 사업사인 한미약품이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별개로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박 대표는 28일 인사발령을 통해 인사·법무팀을 신설하고 담당 임원 선임을 공지해 그동안 해당 업무를 맡아온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별개로 인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회장·장녀 임주현 부회장과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미약품부터 전문 경영인 체제 개편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박 대표가 인사 조직 신설을 내부망으로 공지한 이후 1시간여 뒤 기습적으로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고 관장 업무를 제조본부로 한정하는 인사발령을 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 사례"라며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며 대표로서의 권한과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내이사 측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 선언에 "법적인 지주사를 배제하고 독자 경영을 얘기하는 것은 주주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이사 측은 한미약품 이사회를 통해 박 대표가 한 그동안의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홍콩 코리그룹과 북경한미약품 간 부당 내부 거래 의혹 보도 후 박 대표가 임 이사에 대한 내부감사 착수 사실을 공개해 경제적 손실을 준 것과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 없이 자신을 한미약품 자회사인 북경한미동사장에 임명했다며 정관 위반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