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그룹 고 임성기 창업자의 부인 송영숙 회장(왼쪽)과 장남 임종윤 사장. ⓒ 한미약품
▲ 한미약품그룹 고 임성기 창업자의 부인 송영숙 회장(왼쪽)과 장남 임종윤 사장. ⓒ 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고 임성기 창업자의 부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사장) 등 모녀 측의 한미·OCI 통합 추진에 대해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 형제가 반대하며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촉구했다.

임종윤·종훈 사장 형제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와 OCI 통합은 일부 정보만으로 계약·동의가 이뤄진 일종의 불완전거래"라며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문적인 시각으로 봐야 할 사안일뿐더러 국민연금이 나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발휘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주총에서 뜻을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되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짓고 10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며 "5년 내 순이익 1조원과 시가총액 50조원 목표를 이루고 장기적으로는 시총 200조원대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종훈 사장이 말한 시총 200조원 달성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 하다"며 "임 선대 회장이 왜 장남을 확고한 승계자로 낙점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룹은 이번 주총에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 4명에 더해 10명의 이사진 전원을 아군으로 채우기 위해서다.

반면 형제 측은 OCI 통합 저지를 위해 자신들을 포함한 5인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모녀(21.86%)와 형제(20.47%)의 지분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시총 200조 티어 기업 달성과 같은 포부를 밝히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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