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월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시 육가공공장 화재가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문경 공장화재 합동조사 결과 사고 발생 이틀전 공장 직원이 화재경보기를 강제로 꺼놔 초기대응이 늦어졌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월 31일 19시 35분쯤 경북 문경시 육가공공장 3층 전기튀김기에서 불이 시작돼 상부의 식용유 저장 탱크로 옮겨붙어 실내 전체로 빠르게 확산됐다. 

사고 발생 이틀전 공장 직원이 화재 수신기의 경종을 강제 정지시켜 화재 인식이 늦어졌고 불이 3층으로 확산된 이후에야 공장 관계자가 이를 발견했다.

구조대원 4명이 인명검색을 위해 개방한 출입문으로 공기가 유입돼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즉시 탈출했지만 순식간에 밀려 나온 강한 열 장애물로 구조대원 2명이 내부에 고립돼 순직했다.

소방청은 사고 분석결과를 토대로 △대응기술 고도화·실행력 강화 △현장대응·안전관리 필수정보 신속 전파 △건축구조·시설물 안전관리 강화 △교육훈련 강화·보직관리 체계로 개편 △신속·유기적 현장활동·대원구조를 위한 기능 조정 △인력·예산 확충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대원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정한다.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지켜야 하는 안전관리 원칙을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대상물의 구조, 위험요소, 소방시설 유지관리 등의 정보가 현장으로 쉽고 빠르게 전달되도록 모바일 전파 등 예방정보시스템을 개선하고 소음장비 착용시에도 무전통신이 용이하도록 송·수신 기능을 개선한다.

주요 대상물 관리공유체계를 구축해 이상유무를 모니터링하고 화재위험성이 큰 식용유 취급 설비에 대해서는 안전기준을 강화하도록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한다. 

화재확산의 원인이 된 샌드위치패널 건축물의 내화시간, 방화구획 등 안전기준은 국토교통부와 협의한다.

소방공무원의 교육훈련 강화를 위해 신임 교육부터 단계별 직무역량 교육의 평가인증을 필수화하고 소방서장·지휘팀장 등은 역량을 갖춰야만 보직을 부여한다.

화재진압대원과 구조대원 간 전술적 연계를 통해 상호 역량을 강화하며 실종과 고립 등 대원의 안전사고 발생 즉시 신속동료구조팀(RIT)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별도의 팀을 동시에 편성한다.

소방부족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 충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방안전교부세의 안정적 지원 등을 통해 최고 성능의 장비도 확충한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합동 조사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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