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인 SPC 회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해욱 DL 회장. ⓒ 연합뉴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인 SPC 회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해욱 DL 회장. ⓒ 연합뉴스

허영인 SPC 회장과 이해욱 DL 회장이 산업재해 청문회에 참석해 야당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일 산업재해 청문회를 열고 SPC그룹과 DL그룹을 향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청문회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여당에서는 임이자 의원만 참석했다.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로 논란의 중심이 된 SPC와 DL은 모두 지난 국정감사에 허 회장과 이 회장의 해외출장을 핑계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SPC 계열사 SPL 평택공장에서 교반기 끼임 사고로 20대 노동자가 숨졌다. 지난 8월 샤니 성남공장에서도 볼 리프트 끼임 사고로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DL그룹 건설사 DL이앤씨 공사현장에서는 중대재해법 시행 후 7건의 사고로 8명이 사망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 회장에 "지난해 발생한 SPL 평택공장 사고는 교반기 9대 가운데 7대가 인터록이 없었고 샤니 사고도 마찬가지였다"며 "기초적인 것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일어난 사고"라고 지적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SPC 계열사에서 2조2교대가 50%를 넘는데 경쟁사인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4조3교대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SPC가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보여주는데 그룹 회장이 노조와 합의를 지켜보겠다고 말해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이 회장에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전문건설사들이 최저입찰경쟁을 하며 공사비를 줄여야 작업 일수도 줄이고 이익이 남는 불법 재하도급 때문"이라며 "입찰 단계부터 근본적 경영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내부 조사 결과 공기나 임금은 직접적 문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지적해주신 대로 다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허영인 회장과 이해욱 회장이 지난 국정감사에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허 회장이 출장 때 해외업체들과 체결했다는 양해각서를 살펴보면 서명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한 장짜리 MOU를 위해 직접적 역할도 없으면서 국감을 빼고 갔다"고 꼬집었다.

허 회장은 "MOU 체결 때 옆에서 입회했다"며 "해외 출장 당시 방문한 제빵전시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30년 전부터 직접 참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SPC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도 질타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환노위 행정실에 제출한 국감 불출석사유서와 청문회 답변자료가 불일치한다"며 "해외기업 대표자 이름, MOU 날짜 모두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출한 책자도 육안으로 도저히 식별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자료가 미비한 점은 다시 검토해 불성실한 부분을 보충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허 회장이 그룹 경영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지만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허 회장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사실관계를 계속 파악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조사하고 책임을 규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허 회장은 "사회적 도덕적 책임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SPC 계열사들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허 회장은 "산재 사고는 안타까운 일이고 저희가 부족해 발생한 사고"라며 "기업문화는 안전경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다시 사과드리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현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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