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 신한대 교수
▲ 이현 신한대 교수

한국 사회에 ESG 경영 열풍이 대단하다. 자본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의사결정 과정에 비재무 성과인 ESG 평가 결과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비재무 성과에 대한 정보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소비 혹은 지속가능성 소비 또한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했고, 기후 위기를 실감하고 있는 현 세대의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서 국내 대기업 또한 공급망 ESG 경영을 추진하면서 협력사에게 ESG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관련 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은 ESG 경영의 개념을 잘 모르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대응 역량 또한 대기업에 비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중소기업을 포함해서 소규모 조직이 ESG 경영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ESG 경영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기업을 포함해 이 세상의 모든 조직은 제품과 서비스 혹은 조직 운영을 통해 조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향해 끊임없이 영향(Impact)을 만들어 낸다. 이해관계자에는 조직의 구성원은 물론, 고객, 협력사, 미디어, 지역사회, 정부, 시민 등 다양한 그룹이 포함된다. 넓게는 지구 환경도 이해관계자에 포함시킬 수 있다. 조직은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훨씬 많이 만들어 내지만, 부정적 영향 또한 만들어 낸다.

▲ 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공시 제도 도입 촉구 헌법소원 제출에 앞서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환경단체 그린피스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공시 제도 도입 촉구 헌법소원 제출에 앞서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염 물질 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위기,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 및 생물 다양성 훼손, 유해한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 불공정 계약과 갑질로 인한 협력사의 손해, 온라인 게임으로 인한 디지털 중독,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인권 침해, 안전하지 않은 작업장으로 인한 근로자의 피해 등 부정적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영위하는 업종이나 산업에 따라 혹은 규모나 위치에 따라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의 종류와 크기는 천차만별이지만, 어떤 조직도 예외없이 영향을 만들어 낸다.

조직이 만들어 내는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조직이 사회에 만들어 내는 각종 영향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고, CSR 활동을 크게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분야로 나누어 말하고 있는 것이 ESG 경영이다.

따라서 ESG 경영은 한마디로 영향 관리(Impact Management)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영향을 관리하면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유지할 수 있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영향 관리 3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단계는 내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단계다. 바로 영향 식별(Identification)의 단계다. 가치사슬 분석 기법 등을 활용하여 조직의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조직이 만들어 내는 영향을 종류별로 파악하여 세분화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친환경 대전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친환경 대전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다음은 만들어 내는 영향의 수준을 측정해야 한다. 영향 진단(Measurement)의 단계다. 이슈별로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만들어 내는지 파악해야 한다. 측정해야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관련 부처나 기관이 만들어 공개한 진단 지표나 평가 지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개선(Improvement)의 단계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만들고, 부정적인 영향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한 전략이나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해야 한다. 전략목표나 전략과제로 이루어진 이런 개선 계획을 우리는 ESG 경영 전략체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ESG 경영을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게 생각해서 ESG 경영 실천을 주저하거나 미루지 말자. 그렇다고 평가에 대응하는 점수 따기식 접근이나 보여주기식 접근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회사가 혹은 우리 조직이 사회에 만들어 내는 중요한 영향을 식별하고 측정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실행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인류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기여할 수 있다. 이것이 사회가 우리 조직과 기업에 요구하는 것이며, ESG 경영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신한대 ESG혁신단장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비상임이사 △ESG혁신네트워크 설립자 겸 검증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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