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초딩도 비웃을' 소방단체총연합회 총재 선거
[기자칼럼] '초딩도 비웃을' 소방단체총연합회 총재 선거
  • 김창영 기자
  • 승인 2021.07.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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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소방단체연합회 정관 일부
▲ 한국소방단체연합회 정관 일부

선출직 대표를 잘 뽑는 방법은 '룰'을 잘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야 낙선한 인사도 수긍한다. 반대라면 법적 소송으로 비화되거나 조직은 파열음을 낸다.

최근 초등학교 회장 선거도 '공정교육'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파견돼 전 과정을 컨설팅해 준다. 그런데 이상한 단체가 있다. 명망있는 대표들이 모여 명예직 총재를 뽑으면서 제대로된 룰을 적용하지 않아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방 관련 단체장 15명이 모여 만든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 이 단체는 기부금을 받아 순직 소방관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고, 노후된 소방차를 개발도상국가에 지원하는 등 '공익사업'을 한다.

지난 15일 열린 총재 선출 과정을 보면 기가 막힐 정도다. 선거권이 있는지, 출마 자격이 있는지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연합회는 일사천리로 한국기술사회장인 주승호씨를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 회원인 조용선 소방기술사회장은 감사에 선출됐다. 전·현직 회장이 총재와 감사를 맡았다.

▲ 소방단체연합회 총재에 선출된 주승호씨 ⓒ FPN
▲ 소방단체연합회 총재에 선출된 주승호씨 ⓒ FPN

출마 자격부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회 정관을 보면 '총재와 감사는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회원은 이사만 가능하다. 한국기술사회는 회원이 아니다.

회원 자격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선출 과정도 흠결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관은 '단체의 회원 중에서 임원을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월 소방기술사회장에서 퇴임하면서 당연직 이사와 회원자격을 상실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관을 분석한 판사 출신의 대형로펌 변호사는 "정회원과 특수회원만이 총재 후보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총연합회 성격으로 볼 때 일반회원은 준회원과 같은 자격"이라고 말했다. 일반회원을 총재로 선출한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거다.

총재직무대행도 논란이다. 주승호씨는 2년 임기의 소방기술사회장을 '연임'했기에 부총재 자격도 상실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정관을 보면 임기 2년의 단체장 임기가 끝나면 부총재직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총재의 연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단체장의 임기가 끝나 회원 자격을 상실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총재직무대행을 맡은 뒤 공고 직전 일반회원으로 가입, 총재에 선출됐다. 총재 공백기에 '선관위 위원장'과 같은 성격의 총재직무대행을 맡은 뒤 수장이 됐다. 이사회가 '짬짬이 총재 선출을 했다'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이사회 멤버의 자격도 논란이다. <세이프타임즈>가 21일 법원 등기부를 열람한 결과 최인창(전 총재), 김태균(전 소방시설협회장), 김옥주(의용소방대연합회 고문) 등 3명이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법적 권한이 있는 이사는 3명이지만 당시 이사회는 14명이 참석했다. 정작 등기이사인 최인창·김태균씨는 이사회 참석 통보를 받지 못했다. 총재를 추천하는 '중대한' 이사회부터 문제가 있었다.

권병완 연합회 사무국장은 "총재 자격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총재를 선출한 총회 승인 여부는 감독관청인 소방청이 판단하게 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연합회가 선출 공문을 송부하면 정관을 준수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방단체총연합회가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잿밥에 눈이 멀어 공익의 뒤에서 사익을 추구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 세이프타임즈

■ 한국소방단체총연합회는 15명의 정회원과 특수회원, 5명의 일반회원을 두고 있다.

◇ 정회원(10명) △소방기술사회(회장 조용선) △화재소방학회(회장 정기신) △화재감식학회(회장 김광선) △소방기술인협회(회장 김기항) △소방산업협회(회장 박종원) △소방학과교수협의회(회장 이승철) △의용소방대연합회(회장 김미경) △소방산업협동조합(이사장 이기원) △소방시설관리사협회(회장 이택구) △소방시설관리협회(회장 최영훈)
◇ 특수회원(5명) △소방산업기술원(원장 권순경) △소방안전원(원장 공석) △소방산업공제조합(이사장 강희용) △소방공제회(이사장 이형철) △소방시설협회(회장 김은식)
◇ 일반회원(5명) △이기환(전 소방방재청장) △김옥주(전 의용소방대총연합회장) △이영선(MS소방) △주승호(전 소방기술사회장) △최인창 (전 소방단체총연합회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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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한계 2021-07-25 20:13:00
소방의 현실

시계바늘 2021-07-22 08:24:54
씁쓸한 일입니다.

안전 2021-07-22 05:48:59
안전한. 소방단체 안전을위해서

쏘리쏘리 2021-07-21 22:10:24
룰은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닌가요
지키지 않을 룰은 왜 만들은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