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19 응급처치 … 외부 알리지 말라" 은폐
회사 "단순한 어지러움, 과중한 노동 무관" 반박

▲ 신고를 받고 출동한 쿠팡 일산1캠프에 출동한 119 구급대에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 택배노조
▲ 신고를 받고 출동한 쿠팡 일산1캠프에 출동한 119 구급대에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 택배노조

지난 29일 경기 파주시 쿠팡 일산1캠프에서 분류작업 중이던 헬퍼(분류 노동자)가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 이송된 사실을 두고 전국택배노동조합과 쿠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31일 택배노조는 30일 오후 내놓은 쿠팡의 해명에 조목 조목 반박했다.

앞서 쿠팡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의 단독보도 '쿠팡 일산1캠프 헬퍼 작업 중 쓰러져' 기사와 관련 "일산1캠프는 내부온도가 20도 대로 유지되는 최신식 차폐식 냉방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폐식 냉방존에서 근무하던 헬퍼 직원은 상용직 사원으로 일시적 어지럼증으로 쓰러지진 않았다"며 "구급차를 타고 병원진료를 받았지만 검사 결과 특이사항 없어 정상적으로 귀가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노동자는 '단순한 어지러움'으로 병원에 가게 된 것으로 온열질환이나 과중한 노동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택배노조의 현장 제보와 사진, 진술에 따르면 사고는 단순 건강 이상이 아니라 구조적 과로와 무리한 인력 운영 의혹이 나오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고 당시 관리자(CM 및 CL)들이 노동자의 몸을 직접 주무르며 직접 응급처치를 시도하면서 현장 작업이 전면 중단되고 배송물량 지연까지 발생했다.

제보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작업구역은 쿠팡 일산1캠프와 일산7캠프, 모바일 캠프를 포함해 7개 캠프의 물품을 1차 분류하는 지점이다.

쿠팡 관계자의 해명처럼 해당 작업장은 차폐시설이 존재하며 온도는 20도 내외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 중 실제 사고가 난 작업구역은 600번대 배송구역의 물품을 해당 롤테이너에 담는 작업을 하는 지점이었다.

▲ 사고 현장에 레일을 타고 내려온 물건을 제때 롤테이너에 담지 못해 택배물품들이 그대로 쌓여있다. ⓒ 택배노조
▲ 사고 현장에 레일을 타고 내려온 물건을 제때 롤테이너에 담지 못해 택배물품들이 그대로 쌓여있다. ⓒ 택배노조

택배노조 관계자는 "600번대 구역은 601번부터 627번까지 있다. 번호 당 보통 2명의 택배기사가 배정됨을 감안하면 무려 54명의 택배기사의 물품을 분류하는 곳이다. 그런데 제보에 따르면 이런 자리에 1명이 배정돼 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 배정된 분류노동자가 인력 충원 요청을 했지만 무시당하고 업무 강도를 감당하지 못해 자리를 이탈했다"며 "이후 대체 투입된 상용직 노동자가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사고 이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지시가 현장에 전달됐고, 일부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제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밝혔다며 은폐 시도 정황도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고용노동부에 대해 △작업강도 및 인력 운영 실태 △산재 은폐 의혹 △실질적인 휴식 보장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부 전문가와 노조의 참여, 노동자들의 신변보장을 요구했다. 사고 전후의 CCTV 확인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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