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횡령·유용 많지만 중징계 21%"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금융사고 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도 시중은행의 절반을 넘어 '사고 전문 은행'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014년부터 10년 동안 시중은행의 금융사고 금액 2206억여원 가운데 우리은행의 금융사고 금액은 1266억원가량으로 절반이 넘었다고 12일 밝혔다.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604억원(27.4%) △하나은행 231억원(10.5%) △신한한은행 103억원(4.7%) 순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은 매년 126억원가량의 금융사고를 냈다. 2018년과 2022년엔 각각 383억2754만원과 721억656만원 규모의 큰 금융사고가 있었다.
10년 동안 우리은행의 금융사고는 180건이다. 이 가운데 횡령·유용이 118건(65.6%)으로 가장 많았다.
또 △사기 25건(13.9%) △업무상 배임 23건(12.8%) △도난·피탈 14건(7.8%)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금융사고는 매년 평균적으로 18건이 발생했다. 2015년에는 무려 62건의 사고가 발생해 조사기간 가운데 사고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면서 우리은행의 사후조치에도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사기간 내 발생한 금융사고 후 우리은행이 회수한 금액은 모두 403억3053만원으로 전체 사고금액인 1266억3252만원의 31.8% 가량이다.
분야별 회수금액을 살펴보면 사기로 인한 사고금액 416억5328만원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372억922만원(89.3%)으로 회수율이 가장 높았다.
도난·피탈 사고금액 2억3607만원 가운데 1억7542만원이 회수됐고 업무상 배임 사고금액 62억5714만원 가운데 15억6417만원이 회수(24.9%)됐다.
회수율이 가장 낮은 것은 횡령·유용 사고금액으로 784억8602만원 가운데 13억8171만원만 회수(1.8%)됐다.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대응을 보면 사전예방보다 사후제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같은 감독체계로는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금융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내부 통제에 관한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경영실태 평가에서 내부통제 체제 구축과 점검 체계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은행 자체 징계도 비판했다. 2020년 9월에 조사된 시중은행 자체 징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징계 609건 가운데 중징계에 해당하는 면직은 125건으로 21%에 그쳤다.
그 다음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가 209건(34%) △견책 76건(12%) △기타 76건(12%) △감봉 53건(9%) △경고 46건(8%) △정직 24건(4%)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융사고 징계의 79%가 경징계에 그친 셈이다.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해당 금융기관의 이와 같은 내부적 솜방망이 처벌은 금융사고를 조직적으로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은행내부의 감독부재로 발생한 사고는 해당 은행에게 더 엄격한 책임을 묻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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