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선정 업무를 맡은 직원이 증권사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아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 KB국민은행
▲ KB국민은행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선정 업무를 맡은 직원이 증권사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아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 KB국민은행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을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이 증권사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중징계를 받았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최종윤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하남)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 본점에서 ELS 상품을 선정하는 업무를 맡은 A팀장이 지난해 6월 '청렴 유지의무' 위반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ELS 손실 규모가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위험 상품에 대한 은행권의 불완전 판매 논란에 이어 상품 선정 비리 의혹까지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불완전판매와 함께 비위 의혹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LS 상품구조 결정, 증권사 선정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였던 A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15회 이상의 골프 접대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선 올해 들어 2300억원의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만기가 도래한 원금 4353억원 가운데 2057억원만 상환됐다. 지난 19일 기준 전체 손실률은 52.8%(2295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원금 손실 액수는 최대 수조원대로 추정된다. 홍콩H지수가 최고점이었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부터 돌아오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기초 ELS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은행에서만 15조9000억 원(82.1%)이 팔렸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8조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A씨의 비위 사실이 확인되며 올해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H지수 ELS 상품에 대한 불완전 판매 논란에 더해 은행들의 고위험 파생상품 선정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12곳을 현장 검사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ELS 상품 선정 프로세스는 시스템화돼 있기 때문에 담당 직원 개인이 임의로 상품을 선정할 수 없으며 검증도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내부 조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이 확인돼 징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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