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기의 태극문양과 건곤감리 4괘는 우주만물을 담고 있고 우리가 천자국임을 표방한다. ⓒ 김춘만 논설위원
▲ 태극기의 태극문양과 건곤감리 4괘는 우주만물을 담고 있고 우리가 천자국임을 표방한다. ⓒ 김춘만 논설위원

지난 18일 경기 고양의 한 맘 카카페에서 딸아이가 그린 일장기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태극기에 비해 깔끔하니 아파트에 일장기를 걸자는 제안도 했단다. 지난 3·1절 세종시 일장기게양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됐다. 당시에도 온나라가 시끄러웠는데 나라가 어디까지 추락해 갈지 참으로 안타깝다.

알다시피 일장기는 태양을 상징한다. 신화이긴 하나 일본은 태양신 '아미테라스'를 조상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단군과 같은 존재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태양을 숭배하긴 하지만 일본은 건국신화부터 등장한다. 제2차세계대전 때는 떠오르는 해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욱일기)를 들고 전투에 임했다. 전범기인 욱일기는 지금도 스멀스멀 등장해 피해국가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일장기나 욱일기는 수많은 나라로부터 기억하고 싶지 않은 문양이다.

태극기에는 태극문양을 중심으로 건곤감리(乾坤坎離)라는 네 개의 괘가 사방에 배치되었다. 주역의 팔괘(八卦) 중 네 개의 괘를 선택했다. 건곤은 하늘(天)과 땅(地)을 상징하고 감리는 물(水)과 불(火)을 상징한다. 오로지 태양만 고집하는 일장기에 비해 태극기는 우주 만물을 담고 있다. 그만큼 뜻하는 바도 풍부하다. 천지일월(天地日月) 우주 만물을 한 곳에 담았으니 고작 일장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태극기가 네 개의 괘로 인해 지저분하다는 건 그 뜻조차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살 과녁과 묘하게 닮은 일장기가 깔끔하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 아무리 자녀가 그린 거지만 너무 지나친 생각이다. 어쩌면 매우 위험한 생각을 자녀에게 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린아이 스스로 일장기를 그렸을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 일산 맘 카페에 올라온 어린아이 그림으로 보이는 일장기. 엄마는 깔끔한 일장기를 아파트에 걸자고 했다. ⓒ 일산 맘 카페 
▲ 일산 맘 카페에 올라온 어린아이 그림으로 보이는 일장기. 엄마는 깔끔한 일장기를 아파트에 걸자고 했다. ⓒ 일산 맘 카페 

일장기가 그리 깔끔하고 좋으면 집 안 거실에 걸어 두면 된다. 거기에 대고 천황폐하를 외치던 간섭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40만명이 넘게 모인다는 맘 카페에 버젓이 올려 자랑함은 그 정신까지 의심케 한다. 국민을 바보로 알아도 한참 바보로 아는 것 같다.

사실 대형 맘 카페의 역기능은 그 동안 적지 않게 사회문제화돼 왔다. 이기주의적 집단행동으로 주변 상가 하나 망하게 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아울러 민영과 임대가 공존하는 아파트에서는 대놓고 임대아파트를 차별하기도 했다. 때로는 지역언론 못지않은 위상으로 권세를 누리기도 했다. 

이제 맘 카페도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양한 사람이 모이니 이런 사달도 나지만 과연 초심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도 이번 사건을 통해 양식있는 회원들이 대다수여서 희망적이다.

이 번 해프닝으로 인해 태극기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태극기는 우리가 천손(天孫 )임과 인류 역사의 천자(天子)국임을 표방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국기다. 태극기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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