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과 여당대표는 정치권력을 상징하는 쌍두마차다. ⓒ 김기현 인스타그램
▲ 대통령과 여당대표는 정치권력을 상징하는 쌍두마차다. ⓒ 김기현 인스타그램

종교는 생태적으로 보수를 지향한다. 기복과 안녕을 바라는 것은 진보보다는 보수의 역할에 가깝다. 아울러 종교는 사회주의를 지양한다. 사적 유물론을 토대로한 사회주의와 종교는 서로 불편한 관계 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빨갱이'를 악의 근원쯤 여기는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심하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종교가 더욱 보수화 되고 편협한 시각에 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종교는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멀리 중세 가톨릭시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현대사에도 그러한 예는 많다. 유권자의 표에 정치적 생명줄이 달려있는 정치인들에게 종교는 거대한 표밭이다. 성탄절이나 부처님오신날에 종교와 관계없는 정치인이 대거 몰리는 것도 그 이유다. 이 점을 잘 아는 종교단체도 정치적 권력과 공생한다. 아무래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당에 표를 몰아줄 수밖에 없다.

요즘 보수를 대표하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여당 김기현 대표와의 관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기독교 단체에서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목사 본연의 역할은 어떨지 모르나 정치적 쇼맨십은 분명 탁월한 사람이다. 아무래도 보수를 텃밭으로 하는 여당 소속 정치인에게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는 특히 전광훈에게 호의적이다. 심지어 그를 일컬어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도 했다. 이사야는 구약에 나오는 예언자로 정치·사회적 타락에 빠진 유다의 회개를 촉구한 인물이다. 김대표가 전광훈을 정말 그렇게 본 것인지 몰라도 일반인의 상식과는 너무도 괴리가 있어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 말마따나 뭔가 단단히 약점을 잡히지 않고 서는 나오기 힘든 말이다.

▲ 교회는 교회 본연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때 가치가 있다. ⓒ 네이버지도
▲ 교회는 교회 본연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때 가치가 있다. ⓒ 네이버지도

전광훈은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의 힘에 200석을 갖다 주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설마 그 말을 믿어 이사야 까지 들먹였다면 크나큰 착각이다. 황교안 대표시절에도 전광훈은 180석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선거는 참패로 끝났다.

김기현은 윤핵관의 아바타로 불린다. 사실상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명함만 당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본인의 처지가 그렇다 해도 여당대표로서 최소한의 체면은 지켜야 한다. 태울 장작이 없다고 아무 나무나 뽑아서 태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기현 대표도 문제지만 종교인이 종교지도자의 역할보다 정치판을 너무 기웃거리는 것도 보기 안 좋다. 목사는 예수의 사역을 대신하는 것이다. 가난하고 병든 자를 구제하며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여 하나님께 인도하는 것이다. 세상에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내세울 필요도 없다. 정치는 정치인이, 경제는 경제인이, 국가는 군인이 지키면 된다. 목사는 하나님께 인정받는게 가장 큰 영광이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도 반성해야 한다. 지난 4·3추념식때 대통령이 대구 야구장에서 시구하고 서문시장에서 들떠 있었다. 제주는 못 가더라도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아쉽다. 국민의 60%가 대통령을 싫어하고 50%는 죽어도 싫다는 여론을 무시하면 안된다. 세상이 두 쪽 나도 지지하는 25%만 가지고 정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 보궐 선거에서 여당의 표가 예전보다 적게는 5%, 많게는 10%가 빠져나갔다. 사실상 패배다. 아무리 작은 선거지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불안하니 당대표도 불안하고 정권도 위태하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등장하지 말아야 할 인물들이 큰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치 좀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나라가 정말 힘들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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