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명 참여 '게이 프라이드 이벤트'· '마드리드 사우나' 관련성 조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 AP 홈페이지
▲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 AP 홈페이지

원숭이두창이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례적으로 주요 발생 지역인 아프리카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집단발생 근원지가 '집단 성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자문관은 원숭이두창의 유래없는 집단발생은 최근 유럽에서 열린 두 차례의 '떠들썩한 파티'에서 벌어진 성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랜덤한 사건'라고 표현했다.

AP통신은 24일 WHO 긴급대응반을 이끌었던 데이빗 헤이먼 박사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질병의 확산을 설명하는 유력한 이론은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개최된 이 파티에서 벌어진 성관계에 의한 전파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 원숭이두창은 질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아프리카 밖에서는 전파되지 않았다. 그는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의 병변에 밀접하게 접촉할 때 전파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성적 접촉이 질병의 전파를 가속화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은 중부와 서아프리카에서 설치류나 영장류 등과 같은 야생동물에 의해 주로 감염된다. 집단발생이 다른 지역으로는 확산되지 않는 질병의 전파양상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유럽에서 확인된 사례는 남성과 섹스를 한 젊은 남성들에게 주로 발생했다"며 "환자와 밀접히 접촉하거나 그들의 옷이나 침대시트에 접촉해도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전파가 섹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밀접접촉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바이러스학자 마이클 스키너는 "섹스는 밀접한 접촉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성적 취향이나 전파방식과는 상관없이 전파의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럽 질병통제센터(CDC) 소장인 안드레아 암몬 박사는 "밀접 접촉, 예를 들어 여러 파트너들과 섹스를 하는 사람들 사이의 성행위를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10여개 국가에서 90명 이상의 원숭이두창 환자가 확인됐다.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스라엘, 프랑스, 스위스, 미국, 호주 등이다.

덴마크도 이날 자국민 첫 사례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은 확인된 환자가 37명으로 증가했다. 이탈리아는 감염자 1명을 더 확인했고, 영국에서는 37명이 추가됐다.

미국도 매사추세츠주에서 한 명이 확인됐다. 의심 사례는 4건이 나왔다. 유타주 2명, 플로리다와 뉴욕에서 각각 1명이 발생해 보건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 모두 미국 외부로 여행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독일에서는 4명이 확인됐다. AP통신이 입수한 정부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스페인 카나리아군도와 베를린에서 열린 '섹스가 행해졌던 파티 이벤트'에서의 노출과 관련돼 있다.

마드리드 보건부는 스페인 수도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 30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엔리케 루이스 에스쿠데로는 보건당국이 카나리아군도에서 최근  8만명이 참석한 '게이 프라이드 이벤트'와 '마드리드 사우나' 사례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사례는 증상이 가벼우며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 바이러스는 보통 발열, 오한, 발진, 안면과 생식기에 병변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경우는 입원할 필요없이 수주내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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