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건에서 행위에 관한 것 외에 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다. 의사는 의료행위에 관해, 무엇이 위험한지 안다.그러나 그 의료행위를 받는 환자는 본인이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해 주라는 것이다.그런데 환자가 아이라면, 어른도 알아듣기 힘든 내용을 바쁜 의사가 직접 설명해야 할까. 대법원은 '의사는 환자가 아이라 해도 자신의 신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가지는지를 살펴, 설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고 있다. (대법원 2020다218
약국의 위치는 중요하다. 정확히는 병원과의 거리가 중요하다. 매출이 달라질 정도이고, 권리금 이슈가 종종 발생할 정도다. 병원의 규모가 커진다면 주변 약국도 많아지고 그 규모도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경쟁이 심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환자의 입장에서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방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약국 간 경쟁이 심해지는 것, 무상으로 편의차량까지 제공하는 방법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최근 대법원이 병원 인근 약국들의 공동호객행위에 관해 약사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병원 정보도, 의료 정보도 어디서든 접할 수 있다. 오히려 어떤 것이 적절한지, 확인 절차가 필요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상태에 맞는 것들 중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이다. 이를 제대로 알려주는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후에는 선택하는 것,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만 남는다.의사가 상급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권유했지만 환자가 따르지 않아 상태가 악화됐다면 의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관련 판례를 정리해 본다(대법원 94다13046판결).원고는 자동차 사고로 우측 손목과 좌측대퇴골
성형수술의 경우 직접 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험담이 수술을 받을지 여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진료과보다도 후기가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진료과가 성형외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병원들도 병원 홍보 목적으로 환자들의 사진이나 후기 등의 게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물론 이 모든 것은 당연히 환자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만약 환자의 동의없이 성형수술의 전후의 사진이나 후기 등이 병원 홍보에 사용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본다(2011가단247776 판결).피고 1은 피고 2(의
사고란 것이 늘 예고가 없지만, 안좋은 일은 대개 겹쳐 오게 마련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던 중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법률관계는 어떻게 될까. 환자가 된 피해자는 두 사고 모두에 관해 입증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그 부담이 두 배가 될 것 은 자명하다.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정리해 본다(대법원 96다46903 판결).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교통사고로 다친 피해자가 치료 중, 의료사고를 당해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겨 손해가 확대된 경우, 그 손해와 교통사고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물론 일정한 조
민법 제758조는 공작물의 점유자·소유자의 책임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8조 제1항 1문). 이 조항은 병원에도 적용된다. 즉, 병원은 의료행위 자체로 인한 것 뿐만 아니라 병원 시설에 관한 관리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환자가 병원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안에서, 옥상에 존재한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를 소개한다(대법원 2009다101343).원고들은
의료사고 발생 후 의료기관과 환자측이 서로 합의를 하기도 하는데, 합의 절차는 양측이 의사소통하기 나름이지만 소송으로 가게 되는 경우 엄격하게 손해배상범위를 따지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책임제한 비율이 고려된다. 의료소송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책임제한비율'이 고려되기 때문이다.이렇게 책임제한을 하는 이유는 의료의 특수성에 있다. 통상, 아픈 사람들이 병원에 방문하게 되고, 의료인은 아픈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행위는 침습적이거나 위험할 수 있
집안에 아픈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온가족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무엇에도 비할 바 없는 큰 사랑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 할 것인데, 사랑은 늘 내리사랑이다.정작 그 큰 사랑을 주었던 부모가 늙고 병들면 일상에 치이는 자식들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부모가 부모이던 기억마저 잃어가는 치매라면, 자식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치매 환자를 돌본다는 것은 일상을 살아가는 한 가정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기에 치매환자를 요양원에 모시기도 한다. 그 이유는 집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가족들 보다는 전문인력이 상주하는 요
의료행위와 관련된 사건의 경우 감정(신체·진료기록감정)은 필수적이다. 당사자, 대리인 또는 판사님께서 의사라 하더라도 제3자인 감정의사의 감정소견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법원 감정은 감정의사가 본인의 이름과 소속 등을 공개한 상태에서 감정신청사항 - 사건에 관해 밝히기 위해 하는 질문 – 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만약 감정결과에서 불명확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면, 그 부분만을 배척하고 다른 부분만을 채택할 수 있을까. 우리 대법원(2008. 3. 27. 선고 2007다16519판결)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한다. 감정인에 대해 감정
의료진이 침습적인 수술이나 시술 전 설명하고 환자측이 서명하는 동의서는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했는지에 관한 입증자료가 된다. 이때의 설명의무는 의료행위와 별개로 문제되는 것으로 '조언설명의무'라고 한다.그에 대비되는 내용으로서 의료법 제24조(의료인은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에게 요양방법이나 그 밖에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도하여야 한다)는 '지도설명의무'가 규정돼 있다.법원은 '지도설명의무'가 그 목적 및 내용상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도설명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소송이란 것이 드라마와 같지 않다. 매우 길고 지루하고, 스트레스가 크고 비용도 든다. 의료 소송은 그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든다. 하나 뿐인 생명, 신체에 관한 것이기에 소송 대신 합의를 하려고 해도 그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이 사건에 관해서는 당사자간 합의로 끝내고, 소송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다'는 것을 부제소합의라 한다.대법원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해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그 후 그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다시 그
의료법 상 의료인은 의사는 물론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까지 5인을 말한다. 한의사의 의료행위 중 한약처방에 관한 설명의무를, 의료법 상 면허범위에 포함되는지와 연결지어 설시한 판례가 있어 정리한다(2009다102209판결).원고는 2002년 경도의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 식사요법 및 생활습관 조절로만 관리해왔다. 그러다가 2004년부터 A병원에서 경구용혈당강하제와 합병증 예방을 위한 약물들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시작했다. 원고는 2002년 3월 29일 A병원에서 처음 간 기능 검사를 받은 후, 경구용혈당강하제 등을 복용하
일반적인 손해배상청구 사안에서 원고의 부담은 크다. 가해자를 피고로 지정하고, 가해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더 힘든 부분은 각 가해행위가 어떻게 손해로 이어졌는지 인과관계까지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의료사고와 관련되는 손해배상사건이라면 더욱 어렵다. 의료와 같은 특수하고 전문적인 분야에서 이 원칙만이 항상 기계적으로 적용된다면 실질적인 손해배상을 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그래서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에서는 "증상 발생에 관해 의료상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증명되면 그와 같
몸이 아파서 치료나 수술 등을 받는 것과 미용성형술은 동일한 의료행위다. 미용성형술 후 결과에 관해 불만족하는 점을 의료사고로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심미적 불만족 자체가 의료사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그런데 미용성형술 중 사고로 인해 단순한 불만족을 넘는 장해가 남는 경우가 있다. 그 중 필러시술에 관한 판례를 소개한다(2015가합533953).원고는 2013년 11월 1일 오후 2시경 피고(의사)로부터 코와 미간 부위에 필러 1cc를 주입받았다(이 사건 시술). 원고는 이 사건 시술 후 통증을 호소했고 오후 2시 33분경 혈압이
몸이 아파 병원에 가는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떠올리는 모습은 진료를 받은 후 약을 처방받아 오는 것이다. 그러나 약물치료의 경우에도 환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처방하던 투약 용량을 줄이기 전 환자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지 않아 환자가 뇌손상을 입게된 사안에서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 판례(2007나14001) 사안을 소개한다.환자(원고)는 피고병원에서 담당의 A로부터 협심증에 대한 약물치료를 받으며 지냈다. 환자는 진료받는 동안 일시 흉통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간헐적 흉통은 지속되는 불안정성 협심증을 앓고 있었다.담당의 A는
의료사고 중 남은 사람들에게(의료인, 환자 모두를 포함한다) 가장 큰 상처가 되는 건 마취제 투여 후 발생한 사고다. 검사 혹은 수술(시술)을 하기 위해 진정마취제 등을 투여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그러나 같은 마취사고라 하더라도 사실관계에 따라 과실유무가 달라진다. 의료적인 예후도, 법적인 책임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안타깝다는 점에 심정적으로 동의하지만 사건마다 따로 상담하고 검토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결과를 미리 두려워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변호사는 대리인일 뿐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 의료
의사는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가일 뿐 교육받고 수련한 결과를 따르더라도 잘못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문제는 환자가 그 진단상 과실로 인한 피해를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전문가로서의 의사가 진단상 과실을 범했음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상에서 실천되고 있는 수준에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2016다244491). 법원은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윤리, 의학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판례를 보면 원고
의료현장에서 '병상부족'은 환자가 앉을 의자나 침대가 없다는 상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환자를 돌볼 인력과 환자를 돌보기 위한 장비 등의 부족도 포함된다.의료인 부족, 병상부족은 당장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료인 부족으로 환자를 전원시켰지만 그 과정이 지연된 사안에 관한 판례를 소개한다.편마비가 발생한 환자는 오후 6시쯤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CT검사 결과 신경외과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하지만 병원에 신경외과 전문의가 부족했고, 수술을 받더라
의료현장에서의 치료과정을 두고 의사와 환자는 대척점에 선다.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치료를 하는 의사는 정보가 많지만, 환자는 그렇지 못하다.그러나 결과를 감당하는 건 오롯이 환자의 몫이다. 치료가 가진 위험성은 언제든 실제로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치료에 관해서도 그 위험성에 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래서 의료현장에서 설명의무는 중요하다. 정보가 많은 의료인측이 정보가 적은 환자측에 알려줘야 '알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환자 본인이나
무면허의료행위는 위법이다. 무면허자가 의료행위를 해도 위법이지만, 면허가 있어도 면허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를 하면 그 넘는 범위에 관해서는 무면허의료행위가 된다.최근 인천의 한 척추전문병원의 대리수술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10시간 분량의 대리수술 영상을 보면 누가 의사고, 누가 무면허의료행위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영상이 너무 자연스럽고 평온해 설명하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수술을 잘한다면 별 문제가 없이 끝났고, 오히려 의사보다 무면허자가 기술이 더 좋다면, 허용될 수 있을까. 전문의라 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