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프타임즈는 매월 4일 안전검검의 날에 맞춰 연중기획 SAFE4DAY를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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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근처 건설현장에 깔려있는 빨간 철제 판자. 시민들은 명칭은 잘 모르지만 익숙하게 위를 걷고 차량들도 자유롭게 지나다닌다.

이 판자의 이름은 복공판으로 주로 지하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임시 구조물이다.

복공판은 공사현장과 일상을 분리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보행자·차량 통행로 확보와 중장비 이동에 대한 지반보호 등 안전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구조물이다.

▲ 서울 성북구 종암동 도로에 동북선경전철 공사현장과 도로를 분리하기 위해 복공판이 깔려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성북구 종암동 도로에 동북선경전철 공사현장과 도로를 분리하기 위해 복공판이 깔려있다. ⓒ 세이프타임즈

하지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된 복공판이 되려 시민안전을 빈번히 위협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사는 김민서씨(38)는 "비가 오는 날에 차로 복공판 위를 지나가면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어 아찔하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도로안전시험 설치 및 관리지침 최소 미끄럼계수 기준표에 따르면 복공판은 평균조건에 해당하는 S3(위험도3·58이상)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이는 미끄럼 계수 58이상 기준에 따라 통과한 복공판들의 각 성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개의 복공판 미끄럼계수가 60·81로 기준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이한 성능으로 인한 제동거리 차이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 2023년 광주시 도시철도 공사장 인근에서 도로를 주행하던 SUV가 안전펜스를 들이받았다. ⓒ 광주남부소방서
▲ 2023년 광주시 도시철도 공사장 인근에서 도로를 주행하던 SUV가 안전펜스를 들이받았다. ⓒ 광주남부소방서

실제로 2023년 9월 4일 광주시 남구 주월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인근에서 미끄러워진 복공판 위를 주행하던 SUV가 미끄러져 안전펜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는 부상을 입었고 차량이 도로를 이탈해 오른쪽으로 전도됐다. 

설치된 노면 복공판 틈새도 문제로 지적된다.

토목업에 종사하는 한 전문가는 "복공판 틈은 보행자와 차량 안전에 위협이 되기에 고무패드, 실리콘, 우레탄 등으로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공사현장에 설치된 복공판에 틈이 생겼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공사현장에 설치된 복공판에 틈이 생겼다. ⓒ 세이프타임즈

그는 "틈이 메워지지 않은 복공판은 차량 타이어를 손상시킬 위협이 있으며 보행자·자전거 운전자 등이 낙상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량주행 과정에서 복공판과 지지대가 맞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소음은 시민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노면 복공판이 깔린 현장 주변에 산다는 박민철씨(63)는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복공판이 다양한 안전문제로 지적받고 있지만 제도적 보완책은 부실하다.

▲ 2022년 부산 승학산 산비탈 일부가 무너져 내려 도로 복공판이 치솟았다. ⓒ 부산지방경찰청
▲ 2022년 부산 승학산 산비탈 일부가 무너져 내려 도로 복공판이 치솟았다. ⓒ 부산지방경찰청

현장에 납품되는 복공판은 KS인증 제품뿐 아니라 시험성적서, 시공테스트 등을 통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법적 구속력이 약하고 제3자의 개입으로 인한 품질저하 위험성이 존재한다.

2022년 국민권익위원회는 특정 복공판 특허를 갖고 있는 이해관계자가 복공판 관련 국가건설기준 제·개정 작업에 참여하는 등 이해충돌 방지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  △허위·봐주기식 검사 △품질검사 결과 위조 등 위법 사례가 발생해도 제재·처벌이 근거가 부실하다고 덧붙였다.

품질기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된다. 국내 복공판 안전기준은 1972년 일본 기준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 노면 복공판이 설치된 지면이 손상됐다. ⓒ 세이프타임즈
▲ 노면 복공판이 설치된 지면이 손상됐다. ⓒ 세이프타임즈

1972년 일본 복공판 안전기준에 따르면 13.44톤의 하중을 견디면 적합판정이 내려진다.

일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장비 중량 증가를 고려, 2016년 안전기준을 25톤으로 강화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기존 13.44톤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굴착이 필요한 도심지 공사에서 복공판은 대체하기 어려운 자제로 뽑힌다. 특히 도시개발, 지하철 공사 등이 활발한 한국은 복공판 중요도가 높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복공판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나은 제도개선과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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