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처남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의혹, 아내 손해 대출 갈아타기 등 새로운 국면이 드러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처남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의혹, 아내 손해 대출 갈아타기 등 새로운 국면이 드러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에 휩싸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처남이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직함을 단 명함을 들고 다녔다고 조사됐다. 손 전 회장 아내는 빌딩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우리은행 대출을 불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타는 등 수상한 정황도 포착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전 회장 처남 김모씨는 서울 신도림동금융센터, 선릉금융센터 등에서 명예지점장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활동했다.

명예지점장 제도는 현직 지점장을 도와 해당 지점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본점 자체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식 직책은 아니지만 지점별로 한명 정도 유력인사를 세울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김씨가 우리은행이 인정한 공식 명예지점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은행 측은 "김씨가 명예지점장인 것이 본점에 등록되지 않았다"며 "김씨가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김씨와 관련된 회사에 42건, 616억원 상당의 대출을 해줬다. 현재 남아있는 대출액은 25건, 303억원에 연체와 부실 대출 규모는 17건, 198억원가량이라고 우리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씨가 받은 대출은 2020년 4월부터 작년 초 주로 이뤄졌다. 손 전 회장 임기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였다. 김씨가 손 전 회장과 가진 관계를 이용해 부당 대출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 이유다.

손 전 회장은 "부정대출 사건을 언론 보도로 처음 접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손 전 회장의 사전 인지 여부를 의심케 할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손 전 회장 아내가 특수관계인과 공동설립한 법인을 통해 2021년 서울 관악구의 한 빌딩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받은 우리은행 대출을 불과 1년 뒤 불리한 조건의 타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탄 것이다.

이 때는 손 전 회장이 라임사태로 금융감독원 중징계를 받아 연임 불확실성이 커졌던 시기다. 손 전 회장이 아내 소유 기업 대출을 사전에 알고 급히 흔적을 지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당시 손 전 회장 아내는 지분 50%를 소유한 회사를 통해 빌딩을 165억원에 매입하며 139억7000만원은 우리은행에서 빌렸다. 대출 금리는 연 2.9%였다. 이 과정에서 손 전 회장과 공동 명의 단독 주택을 담보로 제공했다.

1년 뒤 이 법인은 우리은행 대출을 타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탄다. 이 때 138억9000만원을 빌리며 적용된 금리는 5.82%였다. 이자 비용을 2배나 더 부담하면서 다른 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한참 남은 기존 대출 계약을 종료하고 훨씬 불리한 조건으로 새로운 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결정"이라며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 초 자체검사 과정에서 부당대출 취급 건을 다수 찾아내 관계자인 전 선릉금융센터장 임모씨 등 임직원 8명을 제재했다. 이후 2차 자체검와 금감원 조사를 거쳐 지난 9일 관련인들을 사문서 위조·배임 등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체제에서 지주와 은행의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은행권 대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에 확인된 문제점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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