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원전 노후화로 상대적으로 등급이 높은 수준의 고장이 증가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 국내 원전 노후화로 상대적으로 등급이 높은 수준의 고장이 증가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최근 30년 동안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고장 가운데 주의 등급이 높은 사건 발생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8단계로 나뉘는 등급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고 수준의 고장은 2등급이다.

녹색전환연구소는 26일 정부 원전정책 점검 보고서를 내고 원전의 노후화로 인해 1·2등급 고장이 증가했다며 정부에 원전 확대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3주기를 앞두고 이번 보고서를 발간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 웹사이트에 '원전 사고·고장' 정보로 분류돼 있는 모든 사건 보고를 분석했다.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1979년 1월 고장부터 지난해 12월 '한빛 2호기' 고장까지 45년 동안 당국에 보고된 사건은 모두 776건이다.

이들 사건의 발생 추이는 △1980년대 185건 △1990년대 233건 △2000년대 180건 △2010년대 124건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41건이었다. 1990년대를 정점으로 원전 고장은 감소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1·2등급 고장(35건)만 살펴보면 △1990년대 4건 △2000년대 7건 △2010년대 19건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만 5건이 발생해 증가 추세가 확인됐다.

원자력 사건 등급은 경미한 고장인 0등급부터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7등급까지 8단계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1등급은 '기기 고장, 종사자의 실수, 절차의 결함으로 인하여 운전 요건을 벗어난 비정상적인 상태', 2등급은 '사고를 일으키거나 확대시킬 가능성은 없지만 안전계통의 재평가가 요구되는 고장'이다.

지금까지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최고 등급의 사건은 2등급이다. 월성 1호기와 신고리 1호기, 고리 1호기, 한빛 1호기에서 1건씩 일어났다.

연구소는 '윤석열 정부의 원전확대정책,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정책점검 보고서에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1·2등급 고장 24건의 원전 가동연수 중간값은 26.5년으로 나타났다"며 "1·2등급 고장이 증가하는 것은 노후한 원전 호기 수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그만큼 강도 높은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이 보고서가 원전이 과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인지 논의의 장을 여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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