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국 대표단 국제 협력·대화 서약
6개월 간격으로 한국·프랑스서 회의
주요국 수장 불참으로 실효성 지적도

▲ 1일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열린 AI 안전 정상회의에 각국 대표들이 모였다. ⓒ EPA
▲ 1일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열린 AI 안전 정상회의에 각국 대표들이 모였다. ⓒ EPA

영국 버킹엄셔주 밀턴케인스 블레츨리 파크에서 28개국 대표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가 1일 열렸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주도로 탄생한 이 회의는 6개월 뒤 한국에서 두번째로 개최된다.

영국 정부는 1일 28개국 대표들이 서명한 '블레츨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AI 안전 문제에 관한 국제 협력과 대화를 서약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챗GPT 출시 이후 강력하고 예측 불가하게 성장하고 있는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다루기 위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주도로 인공지능 관련 국제 협의체가 첫발을 내딛었다.

미래의 AI는 질병의 진단, 기후변화 방지, 기계제조 공정 등 많은 영역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실업과 거짓정보, 국가안보 차원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 정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첨단 AI 시스템이 사이버 테러와 거짓정보 캠페인, 생화학 무기 개발에 쓰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각국 대표들은 "인공지능이 발생시키는 많은 위험들은 본질적으로 국제적이며 그에 따라 국제적 협력을 통해 가장 잘 관리될 수 있다"며 "인간중심적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개발되도록 협력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이 이 회의에 참여했다. 다만 개최국 영국을 제외한 G7 국가 정상 가운데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만이 현장에 참석했다.

미국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AI 조직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 등 AI 관련 대표 기업인들이 대거 출동했다.

그 밖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삼성전자, 네이버가 초청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다수의 주요국 지도자들이 불참한 가운데 실체보다는 상징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협력과 대화라는 다소 원론적인 성명을 낸 이번 회의는 구체적인 정책 목표가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6개월 간격으로 2차 회의가 한국에서, 3차 회의가 프랑스에서 열린다. 회를 거듭하며 규제 지침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편 AI관련 법률과 규정에 관해 각국의 접근법이 달라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AI 규제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G7 국가들은 같은 날 AI 시스템 개발 조직이 지켜야 할 지침과 행동규범에 합의했다.

유럽 연합은 'AI 법'을 통해 기술 사용을 규제하고 시민을 피해로부터 보호하려는 광범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은 챗봇 검열 등 AI 활용 방식도 단속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회의 주최국인 영국은 규제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기업이 아닌 정부만이 AI 위험을 규제할 수 있다"면서도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규제를 마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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