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한 소년이 지진으로 폐허가 돼 버린 잔해 더미 옆에 앉아 울고 있다. ⓒ 로이터 통신
▲ 지난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한 소년이 지진으로 폐허가 돼 버린 잔해 더미 옆에 앉아 울고 있다. ⓒ 로이터 통신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 주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2000명이 숨진 가운데 구조에 필요한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열악한 환경 탓에 구조작업이 대부분 곡괭이와 삽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까지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무너진 건물의 폐허가 큰 무덤으로 변해가고 있다. 구조자들은 규모 6.3의 지진과 8차례의 여진이 발생한 지난 7일부터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구조 작업에 쓸 수 있는 장비나 기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구조 지원 요청에도 이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가 아프간 지진 구호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해외 원조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무력충돌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중국과 이란 등 극소수 국가가 지원 약속을 했지만 현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한때 2000여명이 거주한 나예브 라피 마을의 주민 알리 모함마드(50)는 "생존자가 한 명도 없는 가족들도 있다"며 "마을에 여성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마을 인근에서는 지진으로 숨진 300여명의 집단 장례식이 전날 열리기도 했다.

▲ 지난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한 남성이 지진에 목숨을 잃은 자신의 아이의 시신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 로이터 통신
▲ 지난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한 남성이 지진에 목숨을 잃은 자신의 아이의 시신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 로이터 통신

유엔은 헤라트 주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젠다 잔 지역의 11개 마을 주택이 모두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번 강진은 지난 1998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세 번째로 강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9일에도 여진이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해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은 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 지진이 일어나 1000여명이 숨지고 1500여명이 부상당했다.

아프간 정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사망자는 2445명이다. 아프간 재난관리부 대변인은 "35개 팀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4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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