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실
▲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실

한국마사회가 지난 6월 발표된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양호' 등급을 받은 데엔 수천만원대 민간 컨설팅이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마사회에서 받은 '기관 경영평가 컨설팅 관련 예산집행 내역'을 보면 마사회는 지난 1~5월 민간 컨설팅업체 3곳의 도움을 받았다.

각각 △ 경영실적보고서 품질향상(550만원) △ 실사대비(1000만원) △ 계량지표 대응(1870만원) 목적으로 3420만원이 지출됐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경영 성과를 평가한다. 공기업인 마사회는 2021년 E등급(아주 미흡), 지난해엔 D등급(미흡)을 받았다.

부채비율 등 각종 경영지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올해 6월엔 B등급(양호)을 받았다. 마사회가 받아든 2022년 경영성과 '깜짝성적표'를 두고 대내외적으로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사회는 지난해 6월 사상 초유로 경주마가 뒤바뀐 채 경기가 진행돼 3억원대 베팅금액 환불사태가 벌어졌다. 정기환 마사회장 등 경영진은 별도 시설에서 승마교육을 받으며 480만원어치 고가 장비를 무료로 사용하는 등 '황제승마' 논란도 빚었다.

안병길 의원은 "농림부 산하의 다른 공기업은 컨설팅을 아예 받은 적이 없거나 훨씬 적은 비용을 지출했다"며 "마사회가 수천만원대 예산을 컨설팅에 쓴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사회와 같이 농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경영평가 자문을 위해 550만 원을 지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5년간 외부 컨설팅 관련 비용을 전혀 지출하지 않았다.

두기관은 모두 2022년 경영평가에서 마사회와 동일한 '양호' 성적을 받았다.

마사회는 면담 등의 명목으로 경영평가 위원을 별도로 접촉해 식사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안 의원이 마사회에서 받은 '기관 경영평가 관련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55차례, 526만원이 식당·카페 등에서 지출됐다.

한회에 수십만원의 비용이 소고기, 참치 전문 식당 등에서 지출된 사실도 확인됐다.

인원이 기재돼 있지 않아 정확한 내역을 알 수는 없지만 만약 경영평가 위원 1명당 3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음식을 제공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안 의원 시각이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과도한 혈세를 쏟아붓는 일은 경영평가를 기관의 내실이 아닌 평가를 위한 평가로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며 "마사회는 민간 컨설팅 비용에 집행되는 예산을 재검토하고 만연한 마사회 내 방만 경영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