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유가족 반대 불구 입장문 독단 발표에 논란 가열

▲ 김인수 경기 김포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 사망과 관련된 입장문을 전격 발표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김인수 경기 김포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 사망과 관련된 입장문을 전격 발표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인수 경기 김포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이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최근 유명을 달리한 동료 의원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추석을 앞두고 나온 입장문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시의회 의장이 명절 밥상머리에 동료 의원을 팔아넘겼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27일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시의원의 사망 원인에 대해 많은 억측과 댓글 등으로 시의회 명예가 한없이 실추됐음에 51만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시의회는 항상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며 "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의정활동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의 짧은 입장문이 표면적으로는 고인의 사망을 애도하고 자숙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A의원은 지난 18일 동료 의원만 이용하는 단톡방에 "지역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A의원의 부인이 19일 오후 8시 23분쯤 "남편이 사라졌다"며 112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리곤 20일 오전 10시 50분쯤 김포시 양촌읍 석모리의 한 건물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는 A의원의 사망에 대해 시의회 차원의 입장문 발표를 두고 동료 의원과 가족이 강력하게 반대한 상황에서 의장이 독단적으로 강행했다는 점이다.

▲ 김인수 김포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과 유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
▲ 김인수 김포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과 유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

김 의장이 A의원이 유명을 달리한 지 8일이나 지난 시점에 반대에도 불구, 입장문을 전격 발표하자 지역 정가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이유다.

유족과 동료 의원은 "공소권도 없어졌고 사자명예훼손 위험도 있으며, 특히 고인의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기사화나 시민들 사이에 더 이상 회자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유족의 뜻을 받들어 입장문을 내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김 의장에게 분명히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문이 나오자 의원 카톡방이 떠들썩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김 의장은 "의원 여러분께서는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도 받지 않아 의원들이 김 의장을 찾아나섰다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김포의 한 음식점에서 김병수 김포시장, 홍철호 김포을당협위원장 등과 버젓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명절 전날, 퇴근 직전 이렇게 폭탄을 날리시고 전화도 안받아주시고 정말이지 멋지고 훌륭하십니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정치 초선, 선배들께 정치가 이런 거구나, 잘 배우겠습니다"며 "오늘 일을 잘 기억하겠다"고 허탈해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언급하지마, 그러면 우린 '네, 안하겠습니다' 하는 게 의원의 본분인가요"라고 되물으며 "회의를 통해 하지 않겠다고 결론 내렸는데 회의결과가 무시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의장의 '독단'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불참· 공격· 전쟁"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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