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수천만원 혈세를 들여 경기 과천 경마장에 고급 밀실을 꾸며 놓고 해당 시설을 정기환 회장 등 임원들이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광판 뒤에 설치된 이 휴게시설은 건축법 등을 위반한 불법시설 논란도 불거졌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 의원(국민의힘·경북고령성주칠곡)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과천 경마장 내 86아시안게임경기장 전광판 개보수·집기설치에 3278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86아시안게임경기장에 설치된 전광판 뒤 고급 휴게시설물이 설치돼 있다며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감사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정기환 마사회장이 상임감사 시절 임원들과 이 시설을 이용했고 '황제 승마' 논란 이후 현재는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정기환 회장은 해당 휴게시설을 이용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생각이 안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전광판을 무단 개조해 사용한 시기는 2020년으로,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 받던 시기이자 2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지침과 경마 중단으로 연 4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던 중차대한 시기였다"며 "전·현직 마사회 임원들의 황제승마와 연계된, 공직자 본분을 망각한 일탈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마사회 전광판 안에 그 시설이 왜 있어야 하는지, 누가 이용했는지, 정기환 회장이 몇 번이나 이용했는지, 얼마나 많은 예산이 들어갔는지 농식품부가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사건의 실태를 파악해 후속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4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전광판 조성 경위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다.
정 의원은 온라인 마권의 보안성 취약 문제도 지적했다. 판매장 내부에서만 앱 등을 이용해 구매 가능한 모바일 마권이 판매장 외부에서도 구매가 가능했고 국감에서 이를 지적한 후 8일이 지나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희용 의원은 "지난달 13일 마사회 국감에서 이를 지적한 후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해봤더니 21일 판매장 외부에서 모바일 마권 구매가 가능했다"며 "문제 제기 후 8일이 지났는데 여전히 뚫려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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