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간 따돌림 '논란' 나오더니 이번엔 간호사로 비화
의사 '비판' 블라인드 게재됐다가 삭제 … 윤리위 제소
대상자 1명 의대교수 임용심사 받고 있어 '의혹 증폭'
사실이면 '창원경상대·한림성심병원' 사태 재연 조짐
[2보] 한양대병원 "간호사 일방 주장" 기사삭제 요청
[3보] 본사 특별취재팀 가동 및 24시간 제보센터 운영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한양대학교 병원 의사들이 조직적으로 간호사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간호사들의 집단 반발에도 불구, 학교법인 한양학원(이사장 김종량)을 비롯해 대학본부와 병원 등 고위 관계자의 회유·압력 의혹도 나오고 있어 파장이 심상치 않다.

2020년 교수들 간에 '직장 따돌림'이 불거져 논란이 된 한양대병원이 이번에는 의사들의 '간호사에 대한 갑질'로 인한 내홍이 예상된다.

간호사들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사회문제로 비화된 '창원경상대병원'과 '한림대성심병원' 간호사 갑질 사태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2020년 창원경상대병원 간호사 80여명은 의사들로부터 '웃음까지 강요'하는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대학은 간호사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도록 한 뒤 정직처분을 내렸다.

또 한림대성심병원은 간호사를 재단 행사에 동원해 선정적인 춤을 강요해 사회 지탄을 받았다.

29일 세이프타임즈 취재를 종합하면, 한양대 병원(원장 이형중) 간호사 20여명은 지난달 23일 이기정 한양대 총장에게 의사 2명으로부터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설문지를 작성해 전달했다.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갑질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법인을 비롯해 대학본부, 병원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이기정 한양대 총장·이형중 한양대병원장. ⓒ 세이프타임즈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갑질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법인을 비롯해 대학본부, 병원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이기정 한양대 총장·이형중 한양대병원장. ⓒ 세이프타임즈

간호사들은 "A 전임교수와 B 임상의사로부터 갑질, 모함,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며 "간호사들에 대한 의도적 무시를 일삼고 인격적인 모독을 남발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의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악의적 소문을 퍼트리고 위협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고 있어 공포감과 심각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간호사는 '공황 장애'까지 발생해 의식을 잃고 대학병원 정신의학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거나 병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명의 간호사들은 2명의 의사들이 지난해 11월부터 '도를 넘는 갑질'이 계속되자 이 같은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연명으로 작성한 '갑질 행위 일지'까지 만들어 병원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김종량 학교법인 이사장에게 이같은 내용의 투서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과 병원 고위 관계자들이 묵살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학내에 나돌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양대 병원의 의사 갑질 의혹이 제기된 시기는 공교롭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한 때였다.

'갑질 의사'에 대한 불만이 병원 내에 고조됐지만, 가해자와 분리는 물론 제대로 된 진상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변 의사(교수)들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2일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올라오면서 간호사들과 다른 대학병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양대의료원'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의사의 갑질을 알리고 싶다>는 제목으로 "정년을 앞둔 간호사에게 본인의 욕을 했다며 위력을 써서 간호사를 인사이동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 최근 블라인드에 한양대병원 의사의 갑질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최근 블라인드에 한양대병원 의사의 갑질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 세이프타임즈

이어 "(이들 의사가) 다른 간호사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정년을 앞둔 간호사의 명예와 체면을 손상시키고 집단 따돌림을 유도했다"며 "이로 인해 정년을 앞둔 간호사는 공황 장애로 병가 중인데 석달이 다 되도록 가해자인 의사는 사과 한 마디조차 없고 진정을 낸 인권위는 지지부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글이 올라온 지 2일만에 삭제되면서 병원과 대학측의 외압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간호사들이 '해당 의사들의 갑질이 심해 함께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병원과 학교측은 한 달여 동안 진상조사조차 하지 않아 축소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 7월 시행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직장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는 '지체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 조사를 하도록 명문화했다.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특히 사용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근무 장소의 분리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학교와 병원은 갑질 주장이 제기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한 달여 동안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제2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일부 간호사는 이처럼 대학과 병원측이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자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용에 대해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병원 위원회에 접수돼 사실관계 확인 후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된다"며 "병원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사안 발생 시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고만 밝혔다.

병원측은 위원회 접수 이후 학교측의 대응과 위원회 개최 일정 등에 대한 인터뷰에는 일체 응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취임한 이형중 병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직장내 갑질을 근절하겠다"고 말한 바 있으며, 갑질 의혹이 제기된 임상의사는 최근 한양대 의과대 전임 교수 임용을 위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는데 병원 노조가 병원 주차빌딩에 총파업을 예고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김주헌 기자
▲ 한양대병원 간호사들이 의사의 갑질을 호소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는데 병원 노조가 병원 주차빌딩에 총파업을 예고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 김주헌 기자

[2보 – 6월 30일 ] 한양대병원 "간호사 일방적 주장" 기사 삭제 요청

한양대병원은 30일 세이프타임즈에 이메일을 보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기사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기사 삭제 또는 정정을 요청한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또 "의사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간호사 개인의 일방적 주장으로 한양대와 병원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며 "확인 안 된 비방성 내용과 이와 관련 이사장, 총장, 병원장 사진을 게재한 것에 대해 즉시 기사 삭제 및 정정이 이뤄지지 않을 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및 법적조치 등 모든 수단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편집자주] 특별취재팀 가동 및 제보센터 오픈

세이프타임즈가 한양대병원 의사들이 간호사들에 대한 '갑질의혹'을 단독보도했지만, 대학과 병원측이 "간호사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기사삭제'를 요구하며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이에 따라 세이프임즈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단독입수한 <갑질일지>는 물론 <동영상> 등의 내용을 공개,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불법 의료행위 조장 등 '병원 내부의 민낯'을 집중보도하기 위한 특별취재팀을 가동합니다.

한양대병원의 과잉 진료를 비롯해 의료사고 등에 대한 24시간 제보 센터도 오픈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세이프타임즈 제보센터 메일 safebodo@gmail.com

☞ 특별취재팀 전용 핸드폰  010-5137-2521 (전화) 02-95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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