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새만금 일원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열리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 전북 새만금 일원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열리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새만금은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를 잇는 공사로 18년5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대한민국 최대의 간척사업이다. 이곳은 농지와 항만개발로 호남권의 새로운 개척지로 기대를 받았지만 갯벌파괴와 수질오염, 카지노 설립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태양광 패널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원인이 새똥으로 밝혀져 근시안적인 정책과 행정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

정감록에 새만금은 새로운 천년 도읍지로 예언돼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바로 이곳에 2023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를 유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강원도 고성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잼버리대회를 2회 이상 개최하는 나라가 됐다.

지난 1일부터 새만금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일 폭염경보가 발효중인 시기에 허허벌판 간척지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에 우려도 많았다.

결국 우려는 현실화돼 일부 참가국이 조기 퇴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회가 중간에 취소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커졌다. 그동안 제2차 세계대전과 이란혁명으로 취소된 적은 있었지만 준비부족으로 취소되는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망신도 망신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2030 부산세계엑스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새만금 잼버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휴식에 필요한 텐트를 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 새만금 잼버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휴식에 필요한 텐트를 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아이들이 새만금의 뜨거운 열기아래 갇혀 있는 이 판국에도 정부 여당과 야당은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다. 대회를 유치하고 팀을 꾸린 것은 전 정부 때고, 그때 상당한 예산이 집행됐다는 여당의 주장은 일견 맞다.

그러나 실제 본격적인 준비는 현 정권의 몫이었다. 대회 성과와 책임도 현정부의 몫이다. 예상되는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유기적인 대처를 못한 책임에서 여당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야당 또한 누구 탓을 따질 개재가 아니다. 이 시점에서는 초당적으로 협조하고 지원하는 게 우선이다. 국격에는 여야 누구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말한마디에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지자체 위주에서 중앙정부 차원으로 신속히 지원한다고도 한다. 기업도 의료진과 냉방차를 지원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처음부터 선제적 차원에서 대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세계 150개국 4만5000명 이상 모이는 국제대회를 지자체에만 맞기는 것은 중앙정부로서 책임유기에 다름아니다.

▲ 잼버리 참가들이 식사와 휴식을 위해 편의시설에 들어서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 잼버리 참가들이 식사와 휴식을 위해 편의시설에 들어서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DB

물론 대회를 유치하고 준비한 전북도도 이 사태에 책임이 크다.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불볕대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다. 새만금은 한 여름기온이 종종 36도를 넘나드는 곳이다. 여기에 바닷가라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더 상승한다. 일반적으로 습도가 10% 오르면 체감온도는 1도씩 올라간다. 여기에 불쾌지수는 덤으로 얹혀진다. 정부의 지적에 전북도는 나무를 심어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새만금 어디에도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다.

▲ 김춘만 논설위원                            
▲ 김춘만 논설위원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14세에서 18세 청소년 들이다. 앞으로 자기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남은 기간 아이들이 건강하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 탓 보다 함께 고민하고 협조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늦었지만 이제 부터라도 정부·여야·지자체가 합심해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의 가치와 미래를 심어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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