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은 지금 '스마트 자동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사람 대신 로봇이 물건을 옮기고, 센서와 데이터가 공정을 제어한다. 효율은 높아지고, 인건비는 줄고, 사고율도 낮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기업이 "이제 현장은 더 안전해졌다"고 한다.그러나 정말 그럴까. 요즘 사고는 사람이 다치는 형태보다 더 복잡하고, 더 은밀한 방식으로 찾아온다. 기계가 멈추고, 시스템이 멈추고, 결국 모든 것이 서서히 멈춘다. 그리고 모든 시스템이 다운된다. 스마트 시대의 새로운 위험이다.자동화는 효율을 극대화하는 대신, 하나의 설비나 신호에 과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을 기각했다. 재판관 다수의 의견은 헌법 위반 소지는 있으나 파면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단순한 법리적 판단일까 아니면 정치적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행보일까.헌재의 결정은 법적 판단 이상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겉으로는 '정치적 중립성과 법리적 판단'을 내세우면서도, 결과적으로는 향후 다가올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비한 일종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기각'을 선택한 헌재, 왜 지금인가?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은 비교적 조용히 진행됐다. 주요 쟁점은 헌법
정의(定義)와 공리(公理)라는 말이 있다. 정의란 사전적인 의미로 어떤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한다는 의미다.이를테면 어떤 과일을 '사과'라고 정의했는데 나만 '배'라고 고집할 수 없는 것이다.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고 어머니는 그냥 어머니다. 두 분 모두 원자의 집합체이니 이름을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동굴로 가야 한다.공리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진리나 도리다. 설령 설명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공리는 통한다. 그냥 믿는 것이다. 여기에도 '왜'라는 물음이 필요치 않다. 우리가 헌법을 존중하는 것
말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호모사피엔스와 유인원을 구분짓는 생물학적 차이에 불과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말은 인간이 인간되게 하는 원초적 근원을 제공한다. 말은 너와 나의 소통을 넘어 우리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인류발전 동력을 제공했다.수많은 말과 정보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은 말과 글로써 어떻게 인간다움을 회복시킬 수 있는가. 핵심부터 간결하게 하라.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 연설은 지금도 명연설로 회자되고 있다. 독도에 대한 대통령의 말은 간결했다. 특유의 두괄식 발언으로 핵심부터 확실하게 짚어 나갔다."독도는 우리 땅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생활물류가 지금처럼 세상을 바꿀 줄 몰랐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이 커머스(e-co㎜erce)시장 규모는 약 120조원, 한 해 평균 20~25% 성장하는 파격적인 시장이 됐다.이 커머스 시장의 확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에도 그 여파는 그칠 줄 모른다. 손바닥 만한 스마트 기기가 거의 전세계 상품을 담고 있다. 버튼 하나로 당일 배송 또는 익일 배송이 가능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이 이렇게 빠르게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마법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바로 물류기
한때 20대 청년층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이런 기저에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20대 젊은 남성들의 보수화가 급격히 진행된 것이다. 반면 젊은 여성들은 진보를 지지한 경우가 많았다.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기야 '페미니즘'과 '한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서로를 비하하고 대립각으로 돌아섰다. 여기서 '한남'은 한국남자를 비하한 말이다.우리나라의 젠더갈등은 아래표를 봐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독일과 미국은 벌써부터 젊은 세대의 의식 변화에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시 이른바 '바이든' 발언이 논란이 됐었다. 여당에서는 MBC 보도에 강하게 항의하며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반박했다. 때아닌 전국민 '듣기평가'까지 불러 일으켰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그런데 난데없이 12일 서울서부지법 1심 결과가 또다시 화제가 됐다. "미국이라는 단어와 바이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적이 없으니 MBC는 정정보도하라"는 것이다. MBC는 당장 항소하고 2심에서 판결을 뒤집겠다고 했다. 가라앉은 듯한 해프닝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쿠팡은 나스닥(NASDQ)에 상장된 미국회사다. 그런 쿠팡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쿠팡은 국내 최초로 로켓배송과 풀필먼트 시스템(Fulfillment System)을 구축한 회사다.막대한 투자 유치금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여러 가지 사업모델을 구축해 경쟁사에 앞서 나갔다. 이미 쿠팡은 국내 최고의 물류센터로 거듭났다. 그만큼 사회적, 윤리면에서도 귀감이 되어야 할 회사다.쿠팡은 혁신적인 배송모델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좋은 인상만 주고 있지는 않다. 쿠팡 하면 떠오르는 게 '안전사고'이기 때문이다. 한여름 폭염에 난방장치가
육사 교정과 국방부 청사에 세워졌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두고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 봉오동 전투의 주역으로 독립군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흉상 이전의 주된 이유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이었다. 1948년도에 창설한 대한민국 군대가 1920년대 공산당 전력까지 색출해 '처단'하는 모양새다.홍범도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시기는 좌·우의 이념적 대립이 없던 시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은 연합군으로 같은 편이었다. 연합군의 상대는 당연히 일본제국주의였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와 싸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15일 이화여대 강당에서 열렸다. 한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지금 대통령의 기념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됐다.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좌·우 편가르기와 뉴라이트 이념만 대변하는 편파적인 기념사로 끝났다. 한일간의 과거사나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윤석열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라고 했다. 일제강점기를 합법화하고 대한제국의 패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아울러 뉴라이트 계열에서 오랫동안 주장해온 내
새만금은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를 잇는 공사로 18년5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대한민국 최대의 간척사업이다. 이곳은 농지와 항만개발로 호남권의 새로운 개척지로 기대를 받았지만 갯벌파괴와 수질오염, 카지노 설립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태양광 패널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원인이 새똥으로 밝혀져 근시안적인 정책과 행정에 뭇매를 맞기도 했다.정감록에 새만금은 새로운 천년 도읍지로 예언돼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바로 이곳에 2023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를 유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강원도
지난 20일 부임한 지 2년차, 23살의 젊은 여선생님이 세상을 등졌다. 그것도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했던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고통스러웠으면 그랬을까 안타깝다.원인은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제기일 가능성이 크다. 소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느냐"는 조폭성 발언도 있었다 한다. 많이 배웠다는 변호사 학부모의 전화내용이다.이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는 한 여선생님이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 말을 빌리면 아내는 폭행에 의한 통증보다도 정신적인 공황에 더 시
2021년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 일부를 투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은 전 국민의 공분을 낳았고 정부는 부랴부랴 투기예방을 위한 농지법 개정에 들어갔다.그러나 이 개정안으로 인해 엉뚱하게 농민들과 시민들만 피해를 봐야 했다. 농지를 팔려 해도 수요가 없어 거래가 농지법 개정 이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고령화로 인해 사실상 농사가 어려운 농민들은 멀쩡한 농지마저 떠안게 되는 형국이 됐다.주말농장으로 불하하려 해도 1000㎡(302.5평) 이상은 불가능해 그마저 여의치 않다. 여기에
5월의 마지막 날 조용하던 서울의 아침이 사이렌과 긴급재난 문자로 인해 소란했다. 공습경보를 알리는 사이렌은 1분간 계속됐고 문자에는 '대피하라'는 오싹한 문구가 담겨있었다. 심지어 네이버 등 인터넷까지 불통이어서 많은 사람이 '전쟁'을 직감했단다.그러나 혼란은 5분을 채 넘기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곧바로 '오발령'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적지 않은 서울시민이 평화로운 아침을 공포에 떨어야 했다.긴급재난문자 발령 원인은 당일 새벽에 북한에서 발사한 정찰위성 발사로켓(북한주장)때문이었다. 북한은 로켓 발사에 대해 사
지난해 4월 기준 한국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500만대.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2명당 1명꼴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자동차의 증가는 지방 소도시 시외버스 터미널부터 사라지게 했다. 지난 3년동안 전국 버스터미널은 18곳이나 폐업했다. 여파는 성남·고양시 같은 수도권 도시까지 몰아쳤다. 두 도시는 모두 인구 100만명을 넘긴 중대형 도시다.이러한 도시마저 폐업하는 터미널이 나오고 있으니 앞으로 이같은 상황은 가속화될 것 같다. 이에 비례해 노인이나 교통약자의 불편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자동차 증가는 심각한 주차난을 불러
사람은 말과 글로 소통한다. 다른 동물들도 나름대로 소통장치가 있지만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친다. 그러나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지성은 물론 살아온 환경까지 담아낸다. 무심코 던지는 한 마디로 그 사람의 전부를 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말은 진중하고 또 진중해야 한다.말을 잘하는 것도 재주다. 같은 내용이라도 말재주가 있는 사람은 상대방을 훨씬 빠르게 동화시킨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강연자에게는 꼭 필요한 무기다. 여기에 적절한 위트까지 섞이면 명강사가 된다.소위 지도자급에 있는 사람은 말재주를 넘어서야 한다. 그
종교는 생태적으로 보수를 지향한다. 기복과 안녕을 바라는 것은 진보보다는 보수의 역할에 가깝다. 아울러 종교는 사회주의를 지양한다. 사적 유물론을 토대로한 사회주의와 종교는 서로 불편한 관계 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빨갱이'를 악의 근원쯤 여기는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심하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종교가 더욱 보수화 되고 편협한 시각에 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종교는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 멀리 중세 가톨릭시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현대사에도 그러한 예는 많다. 유권자의 표에 정치적 생명줄이 달려있는 정치인들
독도는 아픈 손가락이다. 러일전쟁 중 일본에게 점령당한 후 줄곧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전쟁수행을 위해 이곳을 전략적 요충지로 사용했다. 이는 우리나라에 일본군대가 상륙하는 기점이 되기도 했다.일본은 1905년 이후 지금까지 독도는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유권이 애매하며 을사조약으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접수했음을 이유로 든다.그러나 우리나라는 1900년 10월 25일 독도는 우리땅임을 분명히 했다. 을사조약도 일본의 강압에 의한 불편부당한 조약이다. 더욱이 주권을 회복한 지금 그것이 이
일본은 우리나라의 국권을 찬탈했던 나라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징용, 위안부, 강제노동으로 우리 백성들을 희생시켰다. 1923년 관동 대지진때는 조선인에게 누명을 씌워 학살을 자행했다. 한국전쟁때는 경제 부흥에 대한 기대로 하늘에 감사했던 나라다. 이웃나라는 처절하게 피바다가 되었는데 말이다. 이때 일본은 우리 피 값으로 기사 회생했다. 여전히 독도는 자기네 땅이며 한국인은 아직도 자기들에 비해 열등하다 한다.일본은 우리에게 이런 나라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이 국가폭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면 된다. 드
지난 5일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이 WHO제소를 취하하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풀겠다고 한다. 아울러 일제 강제동원(징용) 노동자 배상문제도 협상에 올릴 분위기다.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순리대로 풀리면 좋겠지만 서두르면 손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지난 박근혜 정부처럼 강제징용 문제 졸속 타협도 염려된다. 냉철하고 정확한 분석과 유연한 자세가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다.그러나 요즘 윤석열 정부 특히 윤대통령의 행태를 보면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다.약자가 강자의 횡포를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