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조사" 해명 불구 정관계 "퇴진 전방위 압박" 분석

▲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왼쪽)과 권오준 전 회장. ⓒ 세이프타임즈
▲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왼쪽)과 권오준 전 회장. ⓒ 세이프타임즈

정부가 포스코홀딩스 세무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포스코는 일상적인 '정기세무조사'라고 일축,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정관계는 최정우 회장에 대한 퇴진압박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8일 <세이프타임즈>의 정관계·포스코 등 취재를 종합하면 국세청은 이달 중순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 관련 불법 혐의가 포착되면 무통보로 특별세무조사에 나선다"며 "포스코는 정기세무조사 대상에 해당돼 2주 전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세무조사 통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이 4~5년에 1번 받는 정기세무조사"라고 밝혔다. 2018년이 마지막 세무조사였다는 것이다.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친환경·스마트 고로로 재탄생한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을 하고 있다. ⓒ 포스코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친환경·스마트 고로로 재탄생한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을 하고 있다. ⓒ 포스코

포스코홀딩스 측은 정기세무조사 시점이 오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 시점과 겹치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을 뿐 최정우의 회장의 거취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관계에서 포스코를 바라보는 시선과는 온도차가 심하다. 윤석열 정부가 이미 국세청, 검찰청 등 사정기관을 투입할 정도까지 '진도가 나간 상황'이라고 정관계는 보고 있다.

최정우 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이 본격화된 것을 의미한다. 정권 교체기에 권오준 전 회장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된 권오준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회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포스코 이사회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검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으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당시 포스코건설의 국외기업 부실 인수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어지는 등 전방위 압박이 진행되며 권 전 회장의 사퇴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은 이미 정부가 최정우 회장의 퇴진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힌남노 대응 부실이 퇴진 요구의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최정우 포스코'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도 퇴진카드 명분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운업 진출, 지주사 전환 등 독단적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 성범죄, 노동문제 등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미 차기 후보군의 명단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이미 괘씸죄에 걸린 상황"이라며 "최정우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었고, 여기저기서 자진사퇴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 경북소방본부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 경북소방본부

심지어 정관계에서는 최정우 회장에 대해 '눈치가 없다'는 혹평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유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유영민 전 실장은 동래고 선후배 관계다. 유영민 전 실장은 포스코경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지냈다. 최 회장은 사석에서 유영민 실장과의 친분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은 이명박 정부 1년만인 2009년 임기를 1년 2개월 남기고 물러났다. 정준양 전 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 뒤인 2014년 사퇴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포스코는 초청받지 못했다"며 "다보스포럼에도 유수 대기업 총수가 모두 참석했지만, 대통령실은 유독 포스코에게만 최 회장 대신 다른 포스코 임원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 포스코 경북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다. ⓒ 포스코
▲ 포스코 경북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다. ⓒ 포스코

검찰도 최정우 회장을 옥죄고 있다. 자금시장법 위반으로 반부패 3부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 64명이 연루된 상황이다.

최 회장은 회사소유 승용차 사적 사용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업무용 차량을 업무와 관련없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배임'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의원은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불명예스러운 퇴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포스코·KT와 같이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에 대해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에는 회장 선임의 절차·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스튜어드십 행사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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