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말없이 걸어가는 사람 혹시 울지는 않을까 몰라
철렁 가라앉은 가을의 햇살처럼 그저 주저앉고 빈 삶을 살을까 몰라
한 영혼의 명상이 긴 물줄기를 타고 골목 끝으로 사라지면
도시는 이렇게 주렁주렁 이별의 의식을 치러낸다
저기 말없이 흩날리는 사람 긴 수은등의 외로움 끝에
가시나무새의 슬픈 이야기를 매달고 홀연히 떠나가는 밤의 전령
도시는 이렇게 화려한 고독의 그림을 그려내는
어느 화가의 붓 끝에 머물고 있는 지도 모르지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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