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나의 감각, 나의 느낌우린 무엇으로 나를 정의하는가말하고 듣고 얘기하고 들려오는 소리에내가 가진 가치관을 덧대 그 이상무엇을 그리고 펼치려 하는가과연 내가 생각하고 내게 일어나는 충동이나란 말인가알콜에 중독되어 마비된 신경세포에서끊임없이 일어나는 반듯한 이성이때론 더 평범한 생활의 규범은 아닌지과연 나란 어떤 사람이고나는 어느 행성에 위치해 살아가고 있는지조금 전에 만났던 사람이정말 그 사람이 맞는지떨어진 공간 속에서 통화하고 비밀을 나눴던그들이 과연 내가 생각했던 그였는지내일 아침이면 그라고 인정하는 지모르는 날이 많
"사바이디"눈매가 매혹적인 여인이독참파의 단아함처럼 깨워나는 방비앵의 아침창문 너머 흙길에서 마주친 아이들이 운무(雲霧)처럼 살갑다굴곡의 산과 들 그리고 강, 언덕을 넘어 찾아든 바람한가롭게 볏줄기 뜯는 가축 뒤로 뭉게구름 피어나고부족한 게 없어 모자람을 만족으로 아는 사람들이여름꽃을 피워 내게 인사를 한다몸은 현재를 살지만마음은 내일을 준비하는 사원의 기도가하늘과 땅을 떠받치고 있어 산야는 물론거리를 배회하는 풀꽃조차 나른하다자비로운 불상이 자리한비엔티안의 뜨거운 열기와 낯선 느림어둠 속에 숨어버린 별들을 불러내는 빠뚜사이 광장내
그대여살아가는 동안얼마나 많은 시간을그리워하여야 합니까그대여살아가는 동안얼마나 많은 날을외로워하여야 합니까그대여무슨 말이라도 해 주어요그렇게 생긋이 웃고만서 있지 말고요■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자신의 인격만큼 행복을 누리게 된다는어느 102세 철학자의 말씀이 있던 날그래 행복이 별거냐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행복의 제일 조건이지불행은 욕심에서 비롯된 숙성되지 않은나의 인격에 있지 하고는 마음을 다잡는다무엇이 행복인지 어느 것이 불행인지기분으로 구별되는지는 모르지만남의 시선으로 재단되지 않고오로지 겸허한 성찰에 중심을 두면 그뿐행복이 무어냐고 한다면세상 모든 게 끝이 있는 법인데그 짧은 순간 무엇을 누리겠다는 것인지하고는 되물으면 행복도 불행도그 경계가 희미해질 터자신의 인격만큼 행복을 누리게 된다는그 철학자의 말씀은한 사
뿌리는 식물에만 있는 게 아니라 동물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의 뿌리는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식물처럼 뿌리를 제 몸에 붙이고 사는 게 아니고 대부분 따로 놀며 살기에, 동물의 뿌리는 그가 직접 밝히거나 DNA를 확인하기 전에는 알기 힘듭니다.또 동물 중에도 뿌리를 알 수 있는 건 인간으로 국한된 경우가 많습니다. 야생의 동물이 가진 뿌리를 찾아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습니다. 인간 세상처럼 내 뿌리가 누구라고 말하거나, 족보 등을 통해 자신의 조상에 관한 기록을 가진 종이어야 뿌리에 얽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한국 사
작은 외로움들이 내립니다올망졸망 손가락을 서로 접고투명한 유리알처럼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알몸으로 떨어집니다밤의 연가가 울립니다사뿐사뿐 건반을 두드리며검은 밤의 대지를 끌어안고춤을 춥니다창문 사이로 그대가 옵니다귀밑머리 잔 솜털 날리며발그레한 볼 부비며지켜봤던 시간만큼이나기인 긴 밤수줍음에 익어갑니다■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조선시대 대표적 실학자인 서애 류성룡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친우인 이순신을 선조에게 천거하고 그로 하여금 열세였던 조선의 전세를 역전시키도록 했다.그때의 인사(人事)는 꺼져가던 조선의 국운을 되살리는 결정적인 세기의 인사였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그래서 우리는 인재를 통한 사안의 해결을 일러 '인사가 만사다(人事萬事)'라고 말하지 않는가.대부분의 기업들 역시 좋은 인재를 등용시켜 적재적소에 배치해 성장과 이익의 창출, 궁극적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쓴다.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연일 어두운 조명의 스포트
동학개미 서학개미…여왕개미 일개미 수개미 병정개미…홍가슴개미 곰개미 불개미 가시개미 흰개미 황개미무사개미 그물등개미 왕침개미 짱구개미주름개미 고동털개미 장구개미 가시방패개미 유령개미일본장다리개미 중국집개미 인도혹개미 제주왕개미호리가슴개미 장님침개미…지구촌 곳곳을 쉬지 않고 누비는그들의 근성을 본받아인간도 부지런히그들의 이름을 지었다■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밤하늘, 떨어지는 별똥에다소원을 빌면 그 기원하는 바대로모든 게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나는 밤마다 별똥을 보기 위해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수많은 날이 지나도 별똥은 나타나지 않아나는 지쳐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그러던 어느 날이었다긴 꼬리를 지닌 그 놈이 온몸에 불을 지피고밤하늘을 가로질러 어디론가 바삐 가고 있었다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소원을 빌지 못하고긴 여운을 긋는 별똥만 멀뚱 지켜보았다■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
당신을 보네 어여쁜 눈망울에 비춘 그대의 미소를 보네언젠가 마주치던 한순간 놓칠 수 없던 그 날을 기억하네얄미운 그대 해처럼 밝은 치아를 보네 고동처럼 나를 울린그대 웃음소리 듣네 뜨거운 햇살 낯익은 스침으로 멈춤의시간을 향하듯 그대 그리움을 대하네 영영 사그라지지 않을꿈 같은 기억■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여행이 주는 것은 삶의 번뇌를 씻어낼 수 있는 차고 깨끗한 옹달샘과의 만남이었습니다내 마음에서 그 옹달샘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아무것도 부여잡지 않은 가운데 나는 비로소 자유와 평화를 되찾게 되었습니다광활한 대지의 물결 위에서 그대는 한 점 땅 끝에 불과했습니다낯선 골목길에서 낯선 음성을 만나게 되면서 그대는 이 먼 이방인의 모습이 되었습니다우리는 새로운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그것들은 우리에게 자꾸만 자신의 형상을 집어넣으라 강요합니다우리는 그 강요를 반갑게 맞아들입니다빈 하늘에 구름이 떠 있고 빈대지
네 맑은 눈빛에투명한 물살네 하얀 치아에눈부신 물결네 고운 얼굴에야들한 물기네 깊은 마음에짙푸른 수심드넓은 가슴에 안긴나는 출렁이는 파도라네■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당신은나의 곁을 흩날리는 바람바람은 스치우듯 저켠의 기억을 흔들어놓고가슴 저 멀리서 기억이 반짝일 때당신은차마 나를 일깨우는 내 안의 손짓,보이지 않는 흔들림으로 존재하고또다시 멀어짐으로 부딪히는 기억 속의 언어당신은 차마 나를 떠다님으로 하여나를 만나게 하는 이당신은차마 모든 것을 얻어서도모자람이 넘치게 하는내 안의 나■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저기 말없이 걸어가는 사람 혹시 울지는 않을까 몰라철렁 가라앉은 가을의 햇살처럼 그저 주저앉고 빈 삶을 살을까 몰라한 영혼의 명상이 긴 물줄기를 타고 골목 끝으로 사라지면도시는 이렇게 주렁주렁 이별의 의식을 치러낸다저기 말없이 흩날리는 사람 긴 수은등의 외로움 끝에가시나무새의 슬픈 이야기를 매달고 홀연히 떠나가는 밤의 전령도시는 이렇게 화려한 고독의 그림을 그려내는 어느 화가의 붓 끝에 머물고 있는 지도 모르지■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
홀로 길을 나서는 자는이미 혼자가 아닌 것처럼 당당하다네무엇이 걱정인가멀쩡한 육체에 넘어져도 일어날 정신이 있다면그 어떤 난관도 문제없이 헤쳐나가리지금 겪는 어려움과 걱정, 불안한 마음은모든 이가 모여드는 길목에서누구나 맞닥뜨리는 그림자라네저 멀리 해가 뜨면 그곳으로 눈을 돌리고땅거미 등뒤로 내려앉으면조용히 옷깃을 세워 물리쳐 보게발걸음 소리내어 걷는 자는 두려움 없이숲속 정령을 불러내어 노래하리나뭇잎 떨리는 시간이 왔네물웅덩이를 거니는 소금쟁이가몸을 움직여 둥근 내일을 그려간다네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투정을 부리지 말게마음의 눈
그대가 옆에 있는 거와없는 것은 다릅니다방 안의 공기조차 그러하지요같이 있다면 보이지 않아도단잠을 이루지만함께 없다면 그 이유만으로공허함이 넘칩니다그대가 편안해서인지습관인지는 모릅니다다만내 마음이 그대로 인해 흔들리는것에기분이 좋아집니다그대가 있어내 삶이 여울집니다■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몇 해 전에 겪었던 일입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북향민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들과 더불어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북한을 알아간다는 건 섣부른 당위명제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후손에게 평화로운 한반도를 물려주기 위해 끝없이 가꿔가야 하는 과제입니다.새벽 2시 8분경에 북향민 제자에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는 울음에 젖은 비명이었습니다. 북향민끼리 모여 사는 지역인지라 이웃을 믿고 지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그와 눈빛이 마주쳤다나는 재빨리 눈을 돌려 그의 세상에서 뛰쳐나왔지만조금 전 그의 눈빛 안에 갇혀버린 내 눈빛을 기억하고 만다그와 나는 같은 시간에 있었지만서로 다른 먼 곳을 여행하고 있다같은 거리에 있다고 해도햇살에 익은 바람의 농도가 같다고 해서꿈꾸고 좋아하는 음식이 동일하지는 않다나에게도 그의 눈빛이 있다. 그것을 볼모로 내게서빼앗아간 내 눈빛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한 사람의 영혼에 또 다른 이의 영혼이오랫동안 갇혀 있다가슴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질 때면 나는 그 거리에서잃어버린 내 눈빛을 찾아 서성이고 만다■ 손남태 시인 =
그리운 이름물결에 새겨보면강숲 아래비치는그대 얼굴마음 빚어보낸 연정(戀情)되돌아온누런 편지새벽녘물 숨소리에뒤척이는풀잎 하나곱게 물들다■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사랑이 없다면씩씩한 청춘들이 밤새 힘들어하지 않으리골치 앓는 부모도 없으리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애를 쓰지 않아도 되고병상에 누워 있는 자로 인해 시름하지 않으리미움과 싸움도 오해도 갖지 않을 테고담장에 핀 장미도 꺾이지 않으리무얼 신으로 삼든 상관하지 않으리이성을 만나 수줍어할 일 없어 산뜻하고떨림도 고통도 비켜나 웃는 낯 많겠지거침없는 충고에 못된 버릇 고칠 테고걱정 때문에 감췄던 병도 치료받겠지새장에 갇힌 새에게는 자유를들판을 메운 예쁜 꽃과하늘의 별도 누구의 것이 아니라모두 우리의 것이 되어 빛나리무엇보다 나로 인해 아픈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