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의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무차별 압류'가 이뤄지고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생계형 장기체납자'가 8만3000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보건복지위·전북남원장수임실순창)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일 기준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재산 압류가 15만578건에 달했다.
조세는 관계법령에 따라 체납자의 계좌잔고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잔고가 있는 계좌만 압류조치가 가능하다.
반면 건강보험료는 계좌잔고 정보제공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포괄적 예금 압류가 관행화돼 있어 소액예금의 통장 압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공단은 소액금융재산 잔액증명서 제출시 압류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통보서를 발송하고 있고 잔액증명서 제출은 2020년 2만8589건에서 2023년 17만7439건으로 6.2배 증가했다.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예금 압류를 지양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액예금에 대한 포괄적 압류가 빈번하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압류채권을 특정하지 않은 채 집행하는 포괄적 압류처분 행위와 관련해 대법원 판례 등을 들어 위법성이 상존한다"며 "소액예금 통장에 대해서도 행해지는 압류명령은 민사집행법 관련 규정 위반으로 효력 상실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박희승 의원은 "행정편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취약계층에 대한 더욱 세심하고 체계적인 정책 설계로 의료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며 "소액예금에 대한 무분별한 압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권리 침해 우려가 큰 만큼 최소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