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동결로 인한 한국전력의 부채 부담이 4분기 연속 흑자에도 심화되고 있다.
9일 한전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20조4737억원, 영업이익은 1조250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자회사 제외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9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한전은 에너지 가격 급등 시기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하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 43조원, 총부채 20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흑자액은 한전 부채 이자를 갚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라며 "부채 원금 상환을 위해선 요금 인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해 2분기 가정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8.0원 인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지난해 11월 kWh당 10.6원 인상한 게 마지막이다.
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을 이유로 5분기 동안 전기요금을 동결한 정부도 오는 4분기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절기 이후 관계부처와 전기요금 정상화 수준과 적절한 시점을 협의해 하반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취약계층을 위한 냉방비 추가 지원책을 마련했다. 현재 취약계층은 전기요금 복지 할인과 에너지 바우처를 통해 6만원가량을 지원받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에너지 취약계층 130만가구 대상 전기요금 1만5000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인 가구 여름철 월평균 전기요금이 7만6000원 수준"이라며 "취약계층이 받는 보조금에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한전의 적자가 크지만 이번 지원은 에너지 바우처 예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한전의 부담이 커지게 하는 위험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