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하늘을 날던 비행기 동체에 구멍이 나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동체에 난 구멍은 필요에 따라 막아두거나 출입구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부분으로 알려졌다.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에서 5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승객 177명을 태우고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 맥스 9 여객기가 이륙 직후 동체에 구멍이 생기며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AP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사고를 목격한 승객들은 구멍이 냉장고 크기만 했다며 착륙할 때까지 두려움에 떨어야했다고 말했다.
뜯겨나간 창가 좌석은 비어 있었다. 구멍 근처에 앉았던 10대 소년의 옷이 빨려 나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탑승객 에반 스미스는 "구멍 근처에 앉아있던 어린 아이의 옷가지가 비행기 밖으로 날라가는 것을 봤다"며 "산소마스크가 눈앞에 떨어졌고 여객기에 난 큰 구멍을 최대한 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착륙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포틀랜드 공항 측은 승객 1명이 경미한 부상을 당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해당 비행기는 포틀랜드에서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로 비행할 예정이었다.
이륙 6분 후 상공 1만6000피트(4.8㎞) 지점에서 비행기의 옆구리 부분이 파손됐다. 이 사실을 보고 받은 기장이 즉각 비상을 선포하고 하강할 수 있도록 관제탑에 요청했다. 사고발생부터 착륙까지 13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퍼 호멘디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여객기가 뜯겨 나간 부분의 바로 옆좌석인 26A와 26B에 탑승객이 없었다"며 "26A 좌석의 등받이 부분이 사라졌고 25A좌석의 머리 받침대도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아 승객이 타고 있었다면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NTSB 측은 이번 사고가 비상문이 설치돼야 하는 자리에 항공사가 격벽을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보잉사에서 알래스카항공 측에 납품한 여객기엔 비상 출입문용 공간이 따로 설치돼 있었지만 알래스카항공 측에서 이 부분을 판으로 씌워 일반 기내 벽면처럼 써왔다는 것이다.
조사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빠르면 이번 주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가 난 보잉사의 737 맥스 9은 전 세계에서 20개월 동안 비행이 중단되기도 한 기종이다. 2018년과 2019년, 비슷한 기종의 여객기가 두 차례 추락하며 340명 넘게 사망했다.
두 여객기 모두 보잉 737 맥스 8 기종이었다. 당시 기종에 결함이 있던 걸로 밝혀져 이후 20개월 동안 이 기종과 크기만 다른 737 맥스 9 기종의 운항이 전 세계에서 중단됐다.
운항이 재개된 이후 맥스 9 기종에서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가 났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튀르키예는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고 점검에 나섰다.
알래스카항공은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에게 항공권을 다시 끊어주고 1500달러(2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항공사는 메일을 통해 "두려움을 느꼈을 승객 들에게 매우 죄송하다"며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 파악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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