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동대문구와 광진구가 침수에 가장 취약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서울 25개 구를 대상으로 연구한 '집중호우 피해 선제 대응을 위한 침수 취약지역 분석 결과 보고서'를 28일 공개했다.

앞서 서울시는 침수 취약 정보가 포함된 디지털 침수 지도를 만들고 서울안전누리 재해지도에서 침수 예상 지역을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400㎜의 폭우로 피해를 본 시는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강수량·풍량은 물론 119 신고 위치·빈도, 반지하 건물 등의 세부 사항까지 고려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엔 침수 위험도를 10점 만점으로 나타내 점수가 높을수록 침수 위험성이 큰 구로 표현했다. 시 전체 지역을 5만7000곳으로 세분해 연구한 첫 사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집중호우 기간은 2020년부터 매해 증가하고 있다. 시간당 15㎜ 이상의 비 또는 하루 누적 강우량이 60㎜ 이상이면 집중호우로 판단한다.

2018년에는 8일가량이던 집중호우 기간이 지난해 16일로 2배 가까이 증가해 자치구의 대응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동대문구(2.45점)와 광진구(2.27점)의 침수 취약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영등포구(2.23점)·중랑구(2.23점) 순이었다.

해당 구들은 노후 건물들이 많고 고도가 낮아 비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았다.

지난 7월 광진구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이동길 의원(더불어민주당·구의1동3동자양1동2동)은 광진구 구의3동 공동주택에 사는 주민 40명으로부터 인근 담벼락 붕괴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았다.

지난 8월엔 기록적인 폭우로 광진구 중곡 제일시장 천장에 고였던 빗물이 그대로 떨어져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중곡동 일대는 노후 건물이 많아 침수에 취약하다는 비판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중곡동과 화양동 일대는 배수분구 지역으로 침수 위험이 높았다.

배수분구는 빗물이 하수관을 통해 한 곳으로 모여 배수되는 구역이다. 중곡동과 화양동은 아차산, 용마산을 타고 내려온 빗물로 평소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광진구는 서울에서 두 번째로 반지하 가구 비율이 높아 집중호우 피해에 취약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광진구 반지하 가구는 1만4112개나 된다.

이 외에도 중랑구와 강북구 일부 지역은 고도가 높지만 지하 건물이 많고 맨홀이 밀집돼 있어 홍수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진구 관계자는 "구는 지하·반지하 주택과 소규모 상가에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며 "호우를 대비해 빗물받이를 청소하는 등 침수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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