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공장 등록일 뿐, 효과 인증은 안 한다"
제조사 단비식품 인증서도 기한 만료돼 취소
소비자만족지수 4년 1위 업체의 황당 마케팅
넥스트플레이어 "잘못된 광고 사이트서 시정"

배우 한예슬이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 '붓기제거템' 기분전환 제품의 FDA 인증, ISO 인증 등의 광고 문구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21일 세이프타임즈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제품은 넥스트플레이어(대표 박선태)가 판매하는 건강 솔루션 제공 브랜드 생활약속의 붓기 제거 환 제품 '기분전환'이다.

기분전환 시리즈는 △기분전환 알파플러스 △기분전환 오리지널 △기분전환S △기분전환 컷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론칭 이후 누적판매량 3000만포를 달성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기분전환 시리즈 가운데 알파플러스·오리지널 제품은 생활약속의 대표 상품으로 제조원은 '단비식품'이다.

두 제품은 △FDA(미국 식품의약국) 인증 △ISO(국제표준기구) 22000 인증 △HACCP(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인증 등 각종 인증을 받은 제조처가 생산해 '믿고 구매하셔도 좋다'고 공식 쇼핑몰을 통해 광고하고 있다.

▲ 넥스트플레이어가 판매하는 생활약속 기분전환 알파플러스·오리지널 제품 정보에 ISO 22000·FDA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 세이프타임즈
▲ 넥스트플레이어가 판매하는 생활약속 기분전환 알파플러스·오리지널 제품 정보에 ISO 22000·FDA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 세이프타임즈

하지만 세이프타임즈 취재 결과 △FDA 인증 △ISO 22000 인증 등이 모두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제조원 단비식품(대표 정희옥)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인증서 3종은 모두 기한이 만료된 '유효하지 않은' 인증서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생활약속이 광고한 FDA 인증은 제품과 무관한, 실상은 '공장 등록증'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미국 내 물품 공급을 위한 생산활동을 하는 모든 제조업체에 대해 '승인' 절차 이전 공장등록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장 등록은 수출을 위해 FDA에 공장 정보를 등록하는 것으로 '등록' 내지 '승인(인증)'과는 무관한 것이다.

제품이나 제품의 성분, 품질이 아닌 생산시설과 설비·환경 등에 대한 점검 시스템의 일환일 뿐이다.

FDA는 "미국에서 사용하기 위한 제품 등의 생산·유통에 관여하는 기업이 FDA에 등록했다고 해서 FDA로부터 어떠한 인증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욱이 FDA 승인이 아닌 등록이나 공장 등록에 대해선 애초부터 '인증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FDA는 "일부 회사들이 샘플 인증서와 같은 모양의 FDA 등록 인증서를 내걸고 판매행위를 하고 있다"며 "흔히 미 정부의 공식 문서의 모양을 가지면서 FDA 로고를 포함한 경우도 많다"고 경고했다.

이어 "FDA는 이러한 등록 인증서를 발행하지 않는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인증서를 발행하거나 내걸고 있는 기업체들에게 지속적으로 해당 행위를 중단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활약속은 기분전환 제품들에 대해 'FDA로부터 인증을 받은 제품의 신뢰도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절대적인 인정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는 홍보 문구를 게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이 마치 FDA 승인이나 인증을 받은 권위 있는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어 관계 당국의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넥스트플레이어가 판매하는 생활약속 기분전환 알파플러스·오리지널 제품 제조처인 단비식품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는 FDA·ISO 22000·HACCP 인증서 모두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태다. ⓒ 세이프타임즈
▲ 넥스트플레이어가 판매하는 생활약속 기분전환 알파플러스·오리지널 제품 제조처인 단비식품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는 FDA·ISO 22000·HACCP 인증서 모두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태다. ⓒ 세이프타임즈

생활약속의 제조사 ISO 인증도 취소된 상태로 드러났다.

세이프타임즈가 관계 기관에 문의한 결과 '단비식품은 지난해 이미 인증이 취소된 상태'라는 답변을 받았다.

유효기간도 지난달 7일까지였다. '무효'인 인증서를 게재하고 있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자격이 박탈된 상태였던 셈이다.

ISO 인증기관 관계자는 "인증서 유효기간은 3년이지만 매년 심사를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며 "단비식품은 2021년 이후 사후 심사를 받지 않아 지난해 인증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증이 취소되면 해당 업체에 취소 공문이 나간다"며 "단비식품에도 인증서 반환이나 게재했던 인증서를 내려야 한다는 안내가 이미 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ISO 인증을 제품 광고로 활용한 점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인정지원센터 관계자는 "ISO 인증은 기업 조직 운영 시스템과 관련된 것으로 제품의 효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제품에 대한 인증이 아니기에 ISO 인증이라는 문구를 제품 홍보에 썼다면 이는 부당한 광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넥스트플레이어가 판매하는 생활약속 기분전환 오리지널 제품 정보 페이지에 삼성화재 생산물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믿을 수 있는 제품만 생산한다는 표시 광고가 게재돼 있다. ⓒ 세이프타임즈
▲ 넥스트플레이어가 판매하는 생활약속 기분전환 오리지널 제품 정보 페이지에 삼성화재 생산물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믿을 수 있는 제품만 생산한다는 표시 광고가 게재돼 있다. ⓒ 세이프타임즈

이 밖에도 생활약속은 '삼성화재 생산물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믿을 수 있는 제품만 생산한다는 '인과성 없는' 광고를 게재,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보험가입이 제품 효능과 무관함에도 교묘하게 광고에 활용, 제품 신뢰도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생활약속은 건강 솔루션 제공 브랜드로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 식품(건강환) 부문을 4년 연속 수상했다.

전속모델 배우 한예슬을 비롯해 △소녀시대 티파니의 생활약속 △엑소 백현의 생활약속 등 유명 연예인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생활약속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기분전환은 '배우 한예슬이 촬영 전 꼭 챙기는 아이템', '브이라인 만들어주는 한예슬 픽'으로 소개됐다.

소비자 채모씨(29)는 "기분전환을 챙겨 먹으면 한예슬 언니처럼 예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구매했는데 브이라인은커녕 효과가 하나도 없었다"며 "자본주의가 낳은 과대광고"라고 비판했다.

▲ 엑소 백현(왼쪽)과 소녀시대 티파니의 생활약속 기분전환알파 제품 광고. ⓒ 세이프타임즈
▲ 엑소 백현(왼쪽)과 소녀시대 티파니의 생활약속 기분전환알파 제품 광고. ⓒ 세이프타임즈

기분전환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기타가공품'으로 분류된다.

의약업계 한 관계자는 "기타가공품은 인체나 신체에 어떠한 유익한 작용이 있는지 증명된 바가 없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리 몸에 유익한 기능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은 일반식품"이라며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광고는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결과가 아니므로 현혹되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차전자피, 녹각 등 원재료가 제품에 얼마나 들어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원재료 안에 유익한 성분이 얼만큼 포함돼 있는지가 중요한 것인데 건기식과 달리 기타가공품은 성분에 대한 함량 표시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생활약속을 운영하고 있는 '넥스트플레이어'는 2013년 설립된 데이터 커머스 기업으로 20~3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너뷰티,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일반식품, 화장품, 반려용품 등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F&C)는 지난해 5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넥스트플레이어의 지분을 매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했지만 같은해 7월 넥스트플레이어 주주 간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인수를 철회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편입을 철회하더라도 블록체인 플랫폼 '큐브'의 성장을 위해 지속해서 협업할 뜻을 밝히며 지난해 8월 넥스트플레이어에 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약속 고객센터 관계자는 기분전환 제품의 각종 인증에 대한 진위여부와 관련해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제품 상세페이지 내용은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거짓을 기재하는 경우는 없다"며 "믿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활약속 제품팀 관계자는 "인증서 유효기간이 만료된 부분은 저희의 실수가 맞다"고 시인했다.

그는 "공장에 요청해 각종 서류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FDA 인증인지, 등록인지는 여부는 확인해볼 예정"이라며 "그 밖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광고 문구 가운데 잘못된 부분도 수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잘못된 광고에 대해선 판매하고 있는 모든 사이트에서 시정하겠다"며 "인플루언서들에게는 개별 연락을 취해서 내용 업데이트나 삭제 등의 방법을 통해 후처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보] 허위 'FDA·ISO인증' 보도되자 기분전환 제품 광고서 관련 부분 일괄 삭제 

넥스트플레이어는 세이프타임즈 보도 이후 생활약속 공식 홈페이지에서 허위 광고 의혹이 제기된 기분전환 제품의 △FDA 인증 △ISO 22000 인증 △삼성화재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등 홍보물을 '일괄 삭제'했다.

FDA 인증 관련 진위 여부에 대한 일체 해명을 하지 않은 채 모든 흔적을 지운 데 대해 관계 당국의 제재를 우려한 '은폐'라는 의혹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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