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내년 개학 전까지 안전관리 위반사항 시정 조치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에서 모두 55명의 호흡기질환 환자를 발생시킨 사태는 사료 관리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대 실험실에서 안전관리 위반사항이 발견돼 당국의 조치를 받게 됐다.

역학조사를 맡은 질병관리본부와 민간역학조사자문단은 9일 그동안 진행된 분석을 바탕으로 질병특성과 전파경로 추정원인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사료 취급자는 비취급자에 비해 폐렴 발병률이 약 2.5배 높았고, 연구자(실험자)들은 실험 과정 중 미생물, 유기분진, 화학물 등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 가능하였음이 밝혀졌다.

조사단은 환자가 발생한 4~7층 실험실이 환기시스템을 통해 오염원이 확산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호흡기질환은 10월 19일 최초환자 발생 이후 10월 26일 정점을 보였지만, 건물폐쇄 이후에는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해 지난달 2일까지 55명이 발생한 후 소강상태를 보였다. 환자들은 모두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실험실 근무자였다. 건물 전체 실험실 근무자 254명 중 21.7%인 55명이 환자로 확인됐고, 남성은 69.5%, 평균 연령은 27.2세였다.

환자들은 모두 가벼운 폐렴증상을 보였고, 지난달 6일까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이들이 걸린 페렴은 사람간 전파가 없고, 수일 내 임상증상이 호전되는 비정형 폐렴이었다. 현재까지 폐렴을 일으킨다고 흔히 알려진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질환의 전파경로를 보면, 조사단은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환경에서 유기분진(Organic dust)과 관련된 병원체의 증식이 이루어지고, 가동이 중단되었던 환기시스템을 통해 타 실험실 근무자들에게 확산돼 집단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선 안전성 확보, 후 정상화 원칙’에 따라 새학기 시작되는 내년 3월 이전까지 건물 내 오염원 제거작업, 시설개선을 완료한 후 재사용토록 조치했다.

건대는 건물 내부 전체 소독과 집진, 급기 공조 시스템 상시 가동을 위한 효율적 급기 공기 가열설비 마련해야 한다. 또 사료 분쇄와 처리 전용 실험실 지정 관리, 실험실내 흄 후드 상시 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건물 재사용 후 학생 및 근무자들의 안전을 재확인하기 위해 최소 6개월간 학생과 근무자의 이상증상 여부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부터 12월 말까지 전국 대학 축산분야 실험실(25개 대학 229개 연구실)에 대한 안전검검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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